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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광장-최정호 국토교통부 제2차관]도로와 자동차의 융합, ‘자율주행’
부동산| 2016-02-04 11:27
도로와 자동차 간의 밀접한 관계는 기원전 2000년경 메소포타미아 문명시기부터 시작됐다. 수레바퀴가 발명되면서 물자수송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자 역사상 최초로 벽돌을 활용한 포장도로를 건설한 것이다.

이후 광활한 영토를 통치하기 위해 약 30만km에 이르는 도로망을 구축한 로마시대를 거쳐, 18세기 유럽에서는 마차교통에 적합한 도로가 건설되었다. 상류층의 전유물이던 마차의 승차감을 위해 도로포장 기술이 자연스레 발달하였으며 이러한 근대 도로의 구축은 유럽의 산업과 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특히, 20세기 초 아우토반으로 대표되는 전 세계적인 고속도로 건설 붐은 자동차의 성능을 대폭 향상시키는 계기가 됐다. 폭발적인 수요가 일어나면서 자동차가 생활필수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세계는 지금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도로와 자동차가 IT기술과 융합하여 눈부시게 발전한 덕분이다. 자율주행차란 사람이 운전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자동차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해 운전하는 것을 뜻한다. 차량에 장착된 각종 첨단센서를 이용하여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가ㆍ감속, 차로변경 등 운전자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운전자가 보다 편리해지고, 운전자 부주의로 인한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업계는 자율주행자동차의 역사가 2020년이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이은 언론보도와 실제 도로상 주행시험 결과 등을 보아도 자율주행의 시대는 멀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보편적으로 자율주행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면 아직 준비해야할 사항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선, 차량에 장착된 센서의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춰야 한다. 현재 자율주행에 필요한 센서는 차량자체의 가격을 훨씬 상회하고악천후나 고속주행 등의 상황에서 주변을 인식하는 센서 기술에 한계를 갖고 있다. 교통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차로변경 기술 등 개발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의 기술 발전과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도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우선 차량센서의 정확도를 향상시키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도로상에 설치된 첨단장비를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 고속주행에 적합한 통신기술을 활용해 전방의 교통상황과 사고 정보 등을 차량에 전파하고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것은 훌륭한 보완기술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안전 운행을 위해 정확한 차로를 인식할 수 있는 초정밀 도로지도를 제작하고, 악천후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도록 차선을 도색하는 등 도로환경 정비가 필요하다.

그 외에도 자율주행차의 주행능력을 시험하여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도록 시험운영 구간을 마련하거나 시험차량이 도로시설이나 교통운영, 다른 차량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여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는 것도 도로분야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차량과 도로간 통신기술을 활용해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차세대 ITS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한 악천후에서도 인식이 가능한 차선 등 도로 인프라 기술을 중심으로 자동차, IT분야와 협력해 R&D를 추진하고 법ㆍ제도적 보완점을 마련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SOC 투자 감소, 자동차 수 증가 등에 따라 전통적인 도로건설, 자동차산업 모두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율주행 시대가 열린다면 관련 산업 활성화뿐만 아니라 국민 편의증진, 교통사고 감축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그 어느 때 보다 도로분야와 자동차 분야의 협력이 중요한 시점인 것이다.

지루했던 운전시간이 여가시간으로 탈바꿈되는, 누구나 행복한 도로생활을 누릴 수 있는 ‘꿈의 자동차 시대’를 열기 위해 국토교통부 및 도로, 자동차 업계 모두가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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