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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라 괴롭다]교통 대란 뚫고 왔는데…시부모님 눈치에 아내는 괴롭다
뉴스종합| 2016-02-06 08:01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아내, 엄마, 며느리들에게는 명절보다 훨씬 앞서 스트레스가 온다.

차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남편의 몫 만이 아니다. 언제 출발해야 교통 체증을 피할 수 있을지 스마트폰 동원해 머리도 굴려 보지만 결국 사람들 생각은 다 비슷하다. 꽉 막힌 도로를 기어가다 보면 멀미 나고, 뒷자리에서 칭얼대는 아이들 달래다보면 골치도 아프다.

운전하는 남편도 힘들겠지만, 차에 타고 오랜 시간 이동해야 하는 아이들이나 아내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장시간 차 안에 앉아있다보면 목도 뻣뻣해지고 어깨도 결린다. 다리도 붓고, 허리도 불편해진다.

“저희 왔어요”라는 인사와 함께 시댁에 도착하면 아내들은 그때부터 일 시작이다. 시부모님이 남편이나 아이를 보고 “얼굴이 여윈 것 같다”고 한 마디라도 하면 아내들은 괜히 눈치가 보인다.

어른들께 인사하고 주방으로 가보면 거대한 ‘퀘스트’가 눈 앞에 있다. 명절 음식을 제대로 하려면 족히 이틀은 걸린다. 장 보고 재료 다듬는데만 하루가 걸린다.

한식은 왜 이리 손이 많이 가는지. 갈비찜 하나만 하려 해도 핏물 빼고, 지방 떼어내고, 깔끔한 맛 내고 싶으면 한 번 살짝 데쳐 불순물을 빼내는게 좋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명절 준비의 하이라이트는 전 부치기다. 올해는 얼마나 걸릴까. 애호박, 동태, 동그랑땡, 소고기 산적 등 종류도 가지가지다. 요즘은 반찬 가게에서 맞추기도 하고 마트에서 사기도 한다지만, 그렇게 ‘쿨하게’ 차례상을 준비하는 집이 많지는 않을 터다.

시댁도 내 집이지만 잠자리는 여전히 불편하다. 어른들 수발들려면 늦게까지 남아있어야 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떡국이나 차례상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잠자리가 바뀌어 쉽게 잠들지 못하는 아이의 칭얼거림까지 다독여야 한다.

차례, 새배, 떡국 차리기 등 일련의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제 그만 친정에 가보라는 말 한마디만 떨어지면 되는데, 그 말 기다리느라 내 목이 먼저 떨어질 태세다. 이 와중에 친척들이나 남편의 배려심 없는 말 한마디라도 나오면 못내 서운하다. 자칫하면 돌아오는 길에 차 속에서 냉랭한 분위기가 맴돌지도 모른다.

주부들의 명절은 어느 한 고비라도 쉽지 않다. 최근에는 ‘명절 증후군’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할 질병으로 보기도 한다. 의료계에서는 긴장감으로 인한 두통이나 소화불량 등 신체적 증상이나 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정신과 등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자칫하면 만성적인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 ‘명절 증후군’은 정신적인 스트레스에서 기인하는 것이 크니 주변에서 주부들의 스트레스를 덜어주는게 중요하다. 긴 이동 중에는 간간히 휴게소에 들러 기분을 전환하고 간단한 스트레칭이라도 하는게 좋다. 설겆이 등 분담할 수 있는 일은 다른 구성원들이 나눠 하는 것도 좋다. 집안 분위기 등으로 인해 주부들의 육체적인 피로를 덜어주는게 여의치 않다면 “수고했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건네보자. 주변에서 주부들에게 우울증 극복에 좋은 비타민 B나 피로회복에 특효인 비타민C 등을 잘 챙겨주고 틈틈히 안마를 해주는 것도 좋다. 차례 등 큰 일이 지나고 주부가 쉴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도 추천할 만 하다.

◇명절 증후군 극복 위한 푸드

▶우울감 날려주는 비타민B = 해바라기씨 등 견과류나 두유, 우유, 생선, 돼지고기, 달걀 노른자 등에 많다. 명절에 많이 먹는 생선전이나 동그랑땡을 보면 비타민B가 풍부한 식재료로 이뤄져있어, 명절 음식을 즐기면서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단, 아무리 좋은 우울증 극복 푸드라 해도 주변에서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이라면 먹느니만 못하다는 점을 명심하자. 주부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감사의 말 한 마디는 모든 가족들의 명절을 평화롭게 만들어주는 열쇠다.

▶피로 풀어주는 비타민C = 조상들은 며느리들의 명절 증후군을 미리 예견하셨던 듯 하다. 차례상 터줏대감인 과일들은 비타민C가 풍부해 명절 증후군을 털어내고 일상으로 복귀하는데 도움이 된다. 사과나 감을 비롯해 요즘 제철인 감귤 외에도 딸기 등 각종 과일들이 비타민C가 많다. 비타민C는 피로를 풀어주는 것 뿐만 아니라 명절 후 불어난 몸을 가볍게 해주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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