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영리치는 모두 노르웨이人, 왜?
뉴스종합| 2016-03-25 11:36
상속세 안 받는 국가 정책 덕분
안드레센 자매·리틀 구스타프 등
20대에 ‘빌리어네어’에 이름올려



이달 초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2016년 빌리어네어 리스트’를 발표했다. 단연 눈길을 끈 인물은 노르웨이 출신의 두 ‘소녀부호’인 알렉산드라 안드레센(19)과 그의 언니 카타리나 안드레센(20)이었다. 두 사람은 약관 언저리의 나이에도 각각 12억달러, 우리돈 1조4000억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하며 ‘세계 최연소 빌리어네어’의 자리를 차지했다. 아버지가 이끌고 있는 페르드(Ferd)의 지분 42.2%씩을 어린 나이에 상속받은 덕분이다. 페르드는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재벌기업이다. 담배 같은 소비재 제조는 물론 금융과 부동산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한다.

두 사람에 가려 빛을 못 봤지만 이 조사에서 ‘세계에서 세 번째로 어린 빌리어네어’ 자리를 차지한 인물도 충분한 화제성을 가지고 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어린 부호이자 가장 젊은 남성 억만장자다. 올해 22세인 그의 이름은 ‘구스타프 마그나 위트조’<사진>. 그 역시 노르웨이 출신이다. 


살마에이에스에이는 1991년 구스타프의 아버지인 구스타프 위트조(62)가 노르웨이 프리야(freya)에서 창업한 회사다. 노르웨이는 세계 최대의 연어생산국이자 수출국인데, 살마에이에스에이는 노르웨이의 연어산업을 이끌고 있는 회사다. 연어의 조업뿐만 아니라 양식 등을 통해 막대한 양의 연어를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고급연어를 부위별로 섬세한 가공과 포장을 통해 전 세계에 수출을 해 높은 이익을 남기고 있다. 2007년에 오슬로 주식시장에 상장됐으며, 또 다른 연어산지인 스코틀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연어양식업체 ‘스코틀랜드시팜’의 지분도 50% 가지고 있는 거대회사다.

현재 ‘리틀 구스타프’는 살마에이에스에이의 지분 47%를 가지고 있다. 현재 자산은 14억2000만달러(약 1조 6564억원)로 평가된다. 2013년에 그의 아버지가 막대한 상속세를 피하기 위해 살마의 소유권을 미리 물려주면서 어린 부자로 등극했다. 그때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겨우 1년이 된 나이였다. 현재 회사의 대주주는 이 청년이지만 회사의 실질적인 경영은 아버지가 하고 있다.

그는 잘생기고 유복한 금발머리 청년이다. 그런 그에게서 거대 기업의 경영자로서의 자각이나 노르웨이 산업의 역군으로서의 철학 등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인스타그램을 보면 충분히 그의 삶을 유추할 수 있다.

머리 아픈 회사 경영은 아버지가 맡고 있는 만큼 ‘리틀 구스타프’의 일상은 또래의 그저 멋있게, 즐겁게 하루를 보내고 싶어하는 또래 청년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사진 대부분은 친구와 함께한 파티와 여행과 관련된 것들이다. 자신의 애마인 포르셰의 계기판을 찍거나 두바이에서 한가롭게 휴양하거나 새로 산 오메가와 태그호이어 등의 명품 손목시계를 자랑하는 사진에선 ‘책임감을 기대하기는 아직은 어린 20대’의 모습이 담겨있다. 작업복을 입고 연어가공시설을 드나드는 사진에서도 수산물공장에 견학온 청년의 느낌이 강하다.

아직 그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공개돼있지 않다. 영어권이 아닌 노르웨이 출신인 까닭에 자국 언론 외에서는 그를 비중 있게 분석한 사례가 없다. 다만 성인이 된 후 그는 여러 가지 형태로 경영수업을 받는 듯 보인다. 몇 해 전에는 부동산 투자에 잠깐 손댄 적이 있었고, 투자업체인 MGM부동산(MGM Property)에서도 일한 적이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리틀 구스타프와 안드레센 자매, 즉 세계에서 가장 젊은 부호 세 사람은 모두 노르웨이 출신이다. 그것도 모두 상속자다. 조세 선진화, 복지국가의 대명사로 불리는 노르웨이에서 이렇게 젊은 상속자들이 나온다는 것은 다소 의외다.

하지만 이유가 있다. 노르웨이는 2014년부터 상속세를 폐지했다.

윤현종 기자ㆍ한지연 인턴기자/vividha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