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日 공중전화기, 2년간 감금당한 日 여중생 구조한 일등공신으로 부상
뉴스종합| 2016-03-29 14:35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최근 일본 주부들 사이 자녀에게 공중전화기 사용법을 가르치는 움직임이 확발해지고 있다. 지난 27일 2년 간의 납치생활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여중생 때문이다. 당시 여중생(15)은 자신을 납치한 대학생(23ㆍ남)의 자택에서 탈출해 가까운 지하철역의 공중전화로 경찰에 구조요청을 했다.

29일 일본 인터넷 상에서는 공중전화 사용법이 인기검색어에 오르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 스마트폰 및 핸드폰의 사용 증가로 공중전화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폰 이용이 일상화된 일본 아동 및 청소년들의 경우, 다수가 공중전화기 사용법을 모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전했다. 실제로 SNS 상에서는 “이번 사건을 보면서 딸에게 공중전화기의 위치와 사용법을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조카가 공중전화기 사용법도 모른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긴급전화 번호도 모르더라”는 내용의 글이 다수 발견됐다. 


일본 공중전화 시설은 1984년 총 93만 5000대가 설치됐지만, 2014년 말에는 20%에 해당하는 18만 4000대가 남아있다. 일본은 현재 전기통신사업법에 의거, 공준전화기를 시가지 사방 500m 당 1대씩, 교외의 경우 사방 1km 당 1대씩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사고 발생 당시 통신장애로 휴대폰 등 통신장비가 작동하지 못한 반면, 공중전화를 이용한 재해구조가 신속하게 이뤄졌다는 경험을 반영해 이와 같은 법을 마련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최근 여성을 대상으로 한 납치 및 감금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20대 초반 여성이 40대 남성에게 일주일 간 납치ㆍ감금된 피해가 발생했다. 또, 같은해 7월 20대 후반의 남성이 초등학교 6학년(11세ㆍ여)를 잡치해 5일동안 자택에서 감금하다 적발됐다. 2014년에는 한 40대 남성이 11살 소녀를 자신의 이상형으로 키워 결혼하겠다며 5일 간 납치ㆍ감금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일본 경시청이 집계한 범죄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일본에서 발생한 납치사건(유인죄)는 총 198건이다. 한국 사이버 경찰청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2014년 총 188건의 납치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해 일본에서 발생한 불법 체포 및 감금사건은 총 304건에 달한다. 여기서 체포감금죄란, 불법으로 사람을 체포하거나 감금해 신체적 자유를 침해함으로써 성립하는 죄를 뜻한다. 한국에서는 2014년 총 945건의 체포ㆍ감금 사건이 발생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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