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시장보다 뒤쳐진 수익률…헤지펀드에서 발빼는 대형 투자자들
뉴스종합| 2016-03-31 09:15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의 수익률이 시장에도 뒤쳐지자 대형 투자자들이 발을 빼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헤지펀드에 유입된 자금보다 유출된 자금이 더 많았다고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헤지펀드 정보업체 헤지펀드리서치(HFR)에 따르면 지난 4분기에는 4년만에 헤지펀드에서 순유출이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대형 투자자들은 올들어 지난 2월까지 153만달러를 추가로 인출했다.

지난 1월 대형 투자자들은 헤지펀드에서 197억5000만달러를 빼냈다. 이는 1월 기준 2009년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 2월에는 44억달러가 유입됐지만, 이는 2010~2015년 2월 평균 유입 규모가 226억달러인 것에 비하면 한참 낮은 수준이다.

[사진=게티이미지]


미국 공적 연금들의 포트폴리오에서 헤지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2.31%였지만 2015년말 기준 1.37%로 내려갔다.

헤지펀드는 공적 연금, 보험회사, 대학재단 등 큰 손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들 덕에 지난 10년간 헤지펀드에 3조달러 넘는 돈이 모였다.

하지만 지난 6년간 헤지펀드의 수익률은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에도 뒤쳐졌다. 특히 지난 1년간 시장 변동성이 높아져 장기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높은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저조하자 대형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는 지난달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금을 당초 110억달러로 잡았지만, 절반으로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AIG는 남은 자금을 채권, 주택담보대출 등 다른 곳에 투자할 계획이다.

16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가진 미국 일리노이주 투자위원회의 마크 레빈 회장은 이달 초 이사회 회의 도중 “헤지펀드가 왜 필요하냐”고 묻기도 했다.

마크 레빈 회장처럼 헤지펀드에 의구심을 갖는 투자자들은 수수료가 낮은 대안 투자처를 찾고 있다.

헤지펀드의 수수료는 평균 연간 2% 수준이다. 하지만 헤지펀드와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 가운데 수수료가 1% 미만인 것도 적지 않다.

WSJ는 “이같이 저렴한 수수료를 내세우는 운용사가 늘어난 것도 헤지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이유 중 하나”라며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없애기 위해 수수료를 낮추려는 노력 등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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