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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대표팀 보다 임금 40% 적다”…‘급여 성차별’에 반기 든 美 여자축구대표팀
뉴스종합| 2016-04-01 08:31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 미국에서 여자 스포츠 선수들의 급여 성차별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월등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스포츠계에서도 임금을 적게 받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여자축구대표팀의 간판선수 5명은 30일(현지시간) 미 연방 독립기구인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에 남자축구대표팀보다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진성서를 접수했다. 전체 대표팀을 대리해 진정서를 낸 선수는 팀 공격수인 칼리 로이드를 비롯해 베키 사우어브런, 알렉스 모건, 메건 래피노, 골키퍼인 호프 솔로로 모두 스타 플레이어다.

이들은 EEOC에 여자 축구대표 선수들의 임금차별 실태와 미국축구협회의 급여ㆍ포상금 배분 구조도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이들을 대리한 제프리 케슬러 변호사는 여자축구대표팀이 미국 축구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인데도 선수들의 임금은 남성축구대표팀 선수보다 40% 적다고 주장했다.

로이드는 31일 독점으로 방영된 미국 NBC 방송의 투데이쇼에 출연해 “수년간 여자 선수들은 대표팀에서 우리의 가치를 입증했다”면서 “그러나 작년에 월드컵 우승 이후에도 남자 선수들과 여자 선수들의 포상금 격차가 너무 컸다”고 지적했다.

그는 “급여 성차별을 제기할 적절한 시점이 왔고, (차이 해소를 위해) 앞으로 싸워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솔로도 여자축구대표팀이 최근 각종 국제대회에서 훌륭한 성적을 냈는데도 임금차별을 받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미국 대표로 활약한 솔로는 미국축구협회의 분배 과정을 문제 삼으면서 “숫자가 말해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세 차례 FIFA 월드컵 우승, 4차례 올림픽 금메달을 일군 여자 대표 선수들보다 미국 남자대표팀 선수들은 그저 대회에 출전했다는 이유로 더 많은 돈을 받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케슬러 변호사는 급여 성차별 시정을 위한 첫 단계로 EEOC에 미국축구협회를 제소했고, 이후 EEOC의 중재로 미국축구협회와 협상을 거쳐 여자 선수들의 급여 소급분을 확보함과 동시에 남녀 대표 선수들의 임금 불평등을 종식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여자축구대표팀의 ‘급여 성차별’ 문제 제기는 남녀 동일임금 쟁취를 향한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전 스포츠의 여자 선수들을 대신해 적극적으로 반기를 든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일본과의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미국이 우승컵을 드는 장면을 미국 시청자 2670만 명이 TV로 지켜봤을 정도로 자국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한 점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자 월드컵과 남자 월드컵을 바라보는 세계인의 인식과 대회 규모가 크게 달라 미국 여자 선수들이 남녀 동등 임금의 꿈을 이룰지는 미지수라는 전망도 나온다.NBC 방송은 작년 미국 여자대표팀이 월드컵 우승 배당금으로 FIFA에서 200만 달러를 받은 데 반해 2014년 월드컵 16강에서 탈락한 남자 대표팀은 이보다 훨씬 많은 900만 달러를 받았다면서 돈의 규모가 본질에서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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