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이규창 키노33 대표 “할리우드서 10년…들이대니 통하네요”
헤럴드경제| 2016-04-12 11:43
가수 싸이 미국 진출 일등공신
7월 개봉 한국영화 ‘인천상륙작전’에
대스타 리암 니슨 출연시킨 주역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제작 형태를 봐도 알 수 있듯이 대중문화는 이제 내수시장만으로는 어렵다. 콘텐츠 제작의 판짜기부터 달라졌다. 우리 콘텐츠가 외국에 수출되고, 우리 콘텐츠에 외국 자본이 들어오기도 한다. 우리 콘텐츠에는 외국스타를 출연하게 하고, 외국 콘텐츠에는 우리 배우를 출연하게 한다. 미국에서 영향력 있는 한국인 교포로 꼽히는 이규창 키노33엔터테인먼트(38) 대표는 이 역할을 수행하기에 알맞다.

이 대표는 국제가수 싸이를 북미 최고의 아이돌 가수였던 저스틴 비버의 매니저인 스쿠터 브라운에게 연결시켜줘 강남스타일이 국제적 파급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하는 등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미국에 진출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랑 미국 콘텐츠를 서로 엮일 수 있게 콜라보레이션 하는 게 내 특기다. ‘인천상륙작전’도 100% 한국 영화이지만 리암 니슨이라는 할리우드 대스타가 한국 영화에 첫 출연하게 된 것이다. 할리웃 영화에는 한국배우를 출연시키는 게 내 일이다. 뿐만 아니라 카메라, 메이크업 등 한국 스태프 들이 능력이 좋기 때문에 할리웃 영화에서 활동할 여지가 많다. 이런 일은 정부에서도 함께 밀어줬으면 한다.”



이규창 대표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유학 간 입장이 아니라 2살때 이민 간 교포였기 때문에 스스로도 미국인인줄 알고 자랐다. 인종차별도 당했다. 하지만 피가 한국인이다 보니 한국 콘텐츠를 활용하려는 자부심이 생겼다.

“스포츠나 영화는 실력을 보여주면 인정받는다. 동양인이라도 홈런을 치면 1점을 얻는다. 할리웃에서 10년 넘게 일하면서 그 인맥과 노하우로 내가 하고싶은 작품 전략을 짜고 있다. 이들에게 적당히 들이대는 것과 깔끔한 인간관계가 중요하다.”

이 대표는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 대학교 비즈니스과정(연극과정)을 마치고 2003년부터 5년간 소니픽쳐스 회장 비서, 그후 4년간 소니픽쳐스 엔터테인먼트 영화배급, 마케팅 담당, 그리고 한국으로 와 2년간 소니픽쳐스 코리아 슈퍼바이저로 일했다.

“2001년 7월 소니픽쳐스에 입사해 마케팅 예고편 편집부서에서 일했다. 영화의 모든 신(Scene)을 받아 예고편을 만들어 극장에 보내는 부서였다. 이 때 상사가 나를 부지런하고 일을 잘한다며 총괄에게 추천해 회장님을 비서로 5년간 모시게 됐다.”

이규창 대표는 이 시절 영화 제작과 배급, 마케팅에 대한 가장 중요한 업무를 배웠다. 어떤 시나리오, 어떤 작품이 좋은 건지, 언제 개봉해야 하는지, 누구와 딜을 어떻게 하는지를 하나씩 배워나갔다. 다른 임원들이 모르는 비밀도 회장이 전화받을 때 메모하며 숙지시켜나갔다.

“소니 회장님을 5년간 모시면서 마케팅, 배급, 제작을 다 배워 해외 마케팅 총괄 자리에 올랐다. 한달에 2주씩은 해외로 나갔다. 25살부터 3년간 대만, 런던, 프랑스, 한국, 일본, LA, 아르젠티나를 왕복하며 다녔지만 너무 힘들어 회장님에게 한국으로 보내달라고 했다. 결혼전 한국에 살고 싶었고, 소니 이름으로 한국영화를 제작하고 싶었다.”

이 대표는 한국 영화 시장 규모가 큰데도 할리웃 대스타가 월드 프레미어로 한국을 잘 찾지 않던 시절, 안젤리나 졸리, 브래드 피트, 윌 스미스, ‘스파이더맨’의 주연 토비 맥과이어 등 톱스타들을 한국에 오도록 만들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등 몇몇 한국영화를 미국에 배급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맡기도 했다. 이 대표는 소니픽쳐스를 나와 2012년에 영화 음반 제작 전문 회사인 KINO33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문화사업을 벌여오고 있다.

“‘강남스타일‘ 덕분에 서양에 한국이 잘 알려졌고 한국사람들은 참 재밌네 라고 받아들이지만 그건 한 순간이다. 싸이가 계속 무대에 서고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것을 내놔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스템속에서 할리웃과 우리 콘텐츠를 항시적으로 교류할 수 있게 해놔야 한다.”

이규창 대표는 지난 11일 월요일 뮤지컬 배우 리사와 결혼식을 올렸다. 리사가 주말에도 공연이 있어 평일인 월요일 결혼식을 올렸다. 이 대표는 셀린 디온의 남편을 보면서 아내에게 지원을 잘해 주고 싶다고 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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