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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서프라이즈의 굴욕
뉴스종합| 2016-05-02 10:20
1분기 실적호전주 대부분 주가 오히려 하락

과거 실적보다는 향후 실적 불확실성이 주가 발목




[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1분기 실적 시즌이 절정에 접어들면서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내놓는 대형주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정작 실적과 주가의 디커플링(비동조화)현상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대형주의 호실적이 증시 반등의 촉매제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과거 실적보다 향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올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 LG전자, POSCO, SK이노베이션, KB금융, 기아차, 삼성카드 등 주요 대형주의 주가가 실적 발표 직후 대부분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7일 잠정실적 발표 이후 126만 9000원에서 124만 5000으로 1.89%내렸고, 지난달 11일 잠정실적을 내놓은 LG전자는 6만 4300원에서 5만8200원으로 무려 9.49%나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POSCO는 24만8500원에서 24만 500원으로 3.22%, SK이노베이션 15만9000원에서 15만5000원으로 2.52% 하락했다. KB금융 역시 -1.69%, 기아차(-2.15%), 삼성카드(-1.90%) 등 깜짝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주가는 떨어졌다.

대개 증권사들이 내놓는 실적 전망치 평균(컨센서스)보다 기업의 실제 영업이익이 10% 이상 많으면 어닝 서프라이즈로, 10% 이상 적으면 어닝 쇼크로 각각 분류한다. 이들 대형주는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0% 이상 시장에서 예상한 전망치보다 실적이 높았다. 특히 LG전자와 SK이노베이션는 시장 예상치보다도 영업이익이 각각 20.46%, 25.9%나 높은 깜짝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불구하고, 주가는 뒷걸음 치고 있다.

이처럼 깜짝 실적 발표 이후 오히려 주가가 하락한 것은 실적 기대감 선반영에 의한 차익실현 욕구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엇보다 향후 실적에 대한 신뢰 약화 등이 주가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어닝서프라이즈 기대감으로 이미 상승세를 보인 종목들의 경우 밸류에이션(평가가치)등을 감안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익실현 매물 압력이 높아지는 만큼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작으면서 과거보다 연간 실적 개선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는 “투자자들은 1분기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연간 기업실적에 관심이 커진다” 며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들 중에도 실적발표 이후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향후 실적 기대감이 계속해 살아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1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내 주요 상장사 73곳의 순이익 달성률(발표된 이익/직전 컨센서스)은 110.0%, 종목 수 기준으로 계산한 어닝서프라이즈 비율은 68.5%에 달했다.

신한금융투자측은 저성장 과정에서 소외됐던 가치주와 경기민감주, 업종별로는 에너지와 소재 등이 호조세라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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