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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 고향은 인도인데…英서 日까지 ‘커리’의 세계일주
헤럴드경제| 2016-05-05 09:54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커리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푸드다. 난과 곁들인 커리를 담아내는 인도 레스토랑은 세계 어느 곳에서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인들에게는 밥이나 돈가스 위에 부어낸 일본식 ‘카레’도 반가운 외식 메뉴다. 커리 파우더를 넣은 볶음밥이나 해산물 볶음은 동남아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어떤 소스에건 커리를 첨가하면 특유의 알싸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더할 수 있어, 퓨전 요리에도 ‘딱’이다.


커리의 고향은 인도다. 그러나 커리를 세계화시킨 데에는 영국의 공이 크다. 거기에 일본식 ‘카레’가 커리 대중화를 불러일으켰으니 현재의 커리가 탄생하기까지 여러 손을 거쳤다고 할 수 있다.

인도에서 커리의 위상은 한국으로 치자면 고추장이나 된장 쯤으로 볼 수 있다. 인도에서는 마살라를 넣어 만든 요리를 모두 커리라고 부른다. 마살라는 각종 향신료를 섞어 만든 양념이다. 한국 사정에 비춰보자면 ‘갖은 양념’이랄까. 인도에서는 집집마다 쓰는 재료나 재료의 비율이 다른 특유의 마살라가 있다. 한국에서 고추장 만드는 방법이 집집마다 다른 것과 상통한다.

마살라로 만든 인도의 커리는 영국을 통해 세계로 뻗어갔다. 영국이 인도를 식민 지배하던 시절 커리가 영국으로 건너갔고, 얼얼한 매운 맛의 커리는 다소 순화되면서 빵과 곁들여먹는 순한 맛의 양념으로 정착했다.

인도식 커리와는 또 다른 영국식 커리는 일본을 만나 ‘카레’로 다시 태어났다. 메이지유신 시절 서양에 문물을 개방하고 해군력을 기르는데 집중했던 일본에게는 강한 해군을 바탕으로 식민지를 넓혀가던 영국이 ‘롤모델’이었다. 영국의 해군을 벤치마킹했던 일본은 영국 해군 식단에서 커리와 빵을 보게 된다. 이를 자국의 해군에도 도입하면서 커리와 빵 대신 ‘카레’와 ‘밥’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이게 ‘카레라이스’의 시초라 볼 수 있다.


커리가 여러 나라를 거치면서 글로벌 푸드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다양한 향신료들이 내는 맛의 조화가 어느 곳에서나 환영받을만 했기 때문이다. 향신료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수십가지의 맛을 낼 수 있다. 요구르트나 코코넛밀크, 쌀가루, 밀가루 등 어떤 재료를 쓰느냐에 따라 농도와 맛, 향, 색이 달라진다. 거기에 고기, 해산물, 야채 등 다양한 부재료를 넣으면 영양과 맛을 한 층 배가시킨 커리를 만들 수 있다. 조합에 따라 다른 요리와 무난하게 어울린다는 장점도 있다.

건강식이라는 점도 커리의 매력이다. 리얼푸드에 따르면 커리의 주재료인 강황은 커큐민 성분이 있어서 노인성 치매를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암 발생이나 지방세포 증식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고 알려져있다. 일본에서는 ‘카레’가 뇌세포의 활동을 증진시켜 준다고 해서, 수험생들이 시험 전에 꼭 먹는 음식으로도 자리잡았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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