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서병기 연예톡톡]‘또 오해영’로코물을 다시 살려내는 방식
엔터테인먼트| 2016-05-31 17:48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식상해서 힘이 빠진줄 알았던 로코물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KBS ‘태양의 후예’가 재난멜로라 불리며 국내외에서 엄청난 반응을 일으킨 이후 로코물인 tvN ‘또 오해영’의 반응도 만만치 않다. MBC ‘운빨 로맨스‘와 SBS ‘미녀공심이’, 수지와 김우빈이 주연을 맡아 오는 7월초 방송되는 KBS2 수목극 ‘함부로 애틋하게’도 모두 로코물이다.

‘또 오해영‘은 로코물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 꺼져가던 로코물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그 이유는 대략 두가지 방향에서 찾을 수 있다. 하나는 드라마 환경적 요인이고 또 하나는 ‘또 오해영’의 특수 요인이다.

먼저 환경적 요인, 얼마전만 해도 로맨틱 코미디는 너무 소소해서 잘 안보였다. 사극이나 막장드라마 처럼 자극이 센 드라마가 먹혔다. 지금은 드라마를 통해 위로를 받고 위안을 얻는 시대다. 이들에게는 로맨틱 코미디가 행복감을 줄 수 있다. 시청자들은 남녀 주인공이 알콩달콩하는 단계로 빨리 넘어가 이야기가 빨리 전개되길 원한다.

이것만으로는 심심하다. 그래서 사회적 메시지를 살짝 섞어 붕 떠있는 드라마를 가라앉게 하고 힘이 생기게 한다. 예쁜 여성(예쁜 해영. 공미)과 비교돼 열패감을 느끼는 여주인공, 예쁜 여성이 많은 남친을 거느리는 부익부 빈익빈 멜로현상 등을 가미한다.

이건 외모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가난하면 계속 가난하고 부자는 계속 부자라는 경제력 문제 제기에 대한 변주일 수도 있다. 남녀관계의 힘과 권력에 경제력이 들어가면 사회적 코드와 어울리는 지점이 생긴다. 여기서 여주인공 서현진이 연기하는 해영 캐릭터는 이 시대 여성을 가장 잘 묘사한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공감대를 한껏 올려주고 있다.


그 다음은 ‘또 오해영‘의 특수 요인. ‘또 오해영’은 단순로코물은 아니다. 남자주인공 에릭(박도경 분)이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제는 이마저도 식상할 수 있다. 에릭의 초능력은 갈수록 단순 초능력이 아닌 희한한 장치가 돼가고 있다. 처음에는 해영(서현진)과 관련된 미래를 볼 주 아는 정도의 초능력인줄 알았는데, 이게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의 단점은 뻔하다는 데 있다. 그래서 2~4회쯤 남자주인공에게 샤워 한번 시키고, 키스 몇번 하고나면 사랑은 완성돼 끝을 맞게 된다. 그래봐야 이미 결정된 단순 스토리다.

하지만 에릭의 초능력은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를 무척 궁금하게 한다. 에릭은 데뷔한 지 18년이 됐는데도 아저씨스럽지 않고 여성을 심쿵하게 한다. 벽키스까지 하고 가버리니 여성시청자들은 어지러워진다.

여기에 에릭의 ‘증상(초능력)’으로 인해 궁금증까지 생기니 안볼 수가 없다. 정신과 의사는 에릭에게 “지금까지 당신에게 뭐가 보였는지 알겠다”고 떡밥을 던진다. 에릭의 “난 조만간 죽고 죽을때 그녀를 아쉬워한다” “보고싶어”라는 대사가 나온다.

드라마의 딱 중간인 9회말에 엔딩일법한 이야기가 나온다. 혼수 상태로 들어간 듯한 에릭의 증상은 미래를 보는 것인지, 과거인지, 꿈인지 헷갈리면서 각종 추론들이 나오고 있다. 만약 이게 꿈이라면 일단락한 후 깨어난 후의 후반부(2막)가 전개될 것이다. 9회에 에릭을 보니 새드엔딩일지도 모르는 느낌을 주지만 시청자들은 에릭과 서현진을 불행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어떤 반전이 일어날지 모른다. 봐야만 알 수 있다. 이게 ‘또 오해영’이라는 로코물을 땡기게 하는 특수 요인이다.

‘또 오해영’은 애초 로맨틱 미스터리물이라고 하려다가 동명오해로맨스로 이름붙였다. 처음부터 미스터리를 표방하면 사람들이 그 상황를 미리 예상하게 되지만, 미스터리라는 단어를 숨겼더니 궁금증이 증폭됐다. 별 것 아닌 것이라고 생각했던 에릭의 초능력이 제법 강한 미스터리와 결합한 것처럼 됐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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