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日ㆍ獨ㆍ英 국채가격 역대 최고…세계 경제가 위기에 놓인 이유
뉴스종합| 2016-06-11 08:02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본과 독일, 영국 등 주요국의 국채가격이 10일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투자자금이 국채시장으로 대거 몰렸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글로벌 국채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일본은 오전 10시 20분 기준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장중 마이너스(-) 0.140%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국채 수익률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국채가격이 높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날 미국의 10년 만기 금리는 1.678%로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과 독일도 각각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각각 0.037%와 1.245%를 기록해 국채 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게티이미지]

경기침체가 계속되면 위험자산이 투자 수익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채권이나 금 등 안전자산에 투자한다. 대신 원자재나 신흥국에 대한 펀드 투자 등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 월스트리트의 대부인 빌 그로스는 마이너스 금리 국채를 ‘언젠가 터질 초신성’이라고 표현하며 야누스 캐피털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전 세계 금리가 500여 년의 역사 가운데 가장 낮다”며 “10조 달러 규모의 마이너스 금리 국채는 언젠가 터질 초신성”이라고 경고했다.

마이너스 국채에 투자한 뒤 만기까지 보유하면 이론적으로는 손실을 보지만 금리가 더 떨어진 시점에서 채권가격이 상승했을 때 되팔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투자가 지속되면 거품이 발생하기 때문에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채권시장도 안전하다고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로스는 세계 경제가 신용팽창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으며, 주요국가들의 마이너스 금리 현상이 정점을 찍고 있다고 지적했다.

본래 마이너스 금리는 대출을 용이하게 해 사람들이 투자를 지속하고 투자가 소비 및 생산 활성화로 나아가기를 기대해 도입하게 된 정책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도 주주에게 보낸 연례 서한을 통해 “은퇴를 앞둔 사람들은 마이너스 금리로 소득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현재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마이너스 금리는 오히려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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