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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갤러리]스플렌더
뉴스| 2016-06-10 17:26
[헤럴드분당판교=김미라 교육부장]보드게임 중에는 놀랍도록 재미있으면서도 절제된 규칙으로 완성도를 높인 게임이 많다. 특히 보드게임은 권장연령이 보통 8세 이상이고 어려운 게임이라도 대개 12세 이상이므로, 말 그대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좋은 취미이자 즐길거리로 그 층을 늘려나가고 있다.

그러나 8살, 10살이면 할 수 있다고 적힌 패키지의 게임 권장연령은 보드게임이 문화로 자리잡은 유럽과 북미 사람들의 기준일 뿐 우리 현실은 좀 다르다. 그래서 국내 보드게임 커뮤니티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글은 '입문자에게 소개할 만한 게임 추천'이다.

2014년 이후 누구나 최고로 꼽는 '초보자와 같이 하기 좋은 보드게임'은 하나로 귀결되고 있다. 프랑스 스페이스 카우보이가 개발하고 아스모디가 유통하는 스플렌더다. 광채를 뜻하는 스플렌더는 제목만큼이나 휘황찬란한 게임이다.

게임의 주 내용물은 카드, 보석 칩, 귀족 타일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물 볼륨은 크지 않지만 카드와 타일 일러스트에 상당히 공들인 느낌이고, 묵직한 보석 칩에서는 손 맛까지 느껴진다.

◇쉬운 규칙과 득점방법...그러나 깊이 있는 전략게임
스플렌더의 시작은 카드정보 이해에서 시작된다. 미리 말해두지만, 절대로 어렵지 않다. 이 게임의 권장연령은 만10세로 표기되어 있는데, 실제로 스플렌더는 우리 10세 어린이가 쉽게 배울 수 있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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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의 정보는 점수를 나타내는 왼쪽 위의 숫자, 이 카드를 구입하기 위해 어떤 색의 보석 칩이 몇 개 필요한지를 나타내는 가격정보, 그리고 이 카드를 보유한 사람이 영구히 얻게 되는 자원으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이 카드를 사려면 7개의 보석이 필요하고, 이 카드를 사면 2점을 얻으며, 이 카드를 사면 이후 다른 카드를 살 때 빨간색 보석 1개를 덜 내고 카드를 살 수 있다.

시장에는 항상 3가지 단계의 카드가 각각 4장씩 펼쳐진다. 1단계 카드는 비교적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대신 점수가 거의 없으며, 2단계 3단계로 갈수록 가격이 비싼 대신 점수가 주어진다.

게임에서 주로 하는 일은 은행의 보석 칩을 2~3개 가져가거나 은행에 보석 칩을 내고 카드를 구입하는 일이다. 칩은 10개까지만 보유할 수 있어서 언제까지나 모으고 있을 수는 없고 결국은 써야 한다. 어떤 색의 칩을 가져가는가에 따라 어떤 카드를 구입하려는지 훤히 보이므로 신경전이 펼쳐지게 마련이다. 은행이 보유한 보석 칩 개수가 많지 않아 은행은 자주 바닥나며, 계획 있게 칩을 모으지 않으면 꼭 필요한 색깔의 보석 칩이 은행에 없게 되는 당혹스런 일도 생길 수 있다.

구입한 카드는 점수가 없더라도 영구적인 자원의 역할을 하므로 카드를 많이 모으면 상위 단계의 카드를 적은 비용으로 구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를 동력으로 2단계, 3단계 카드를 구입하여 점수를 높이는 것이 게임의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점수를 낼 수 있는 방법으로 귀족 타일이 있는데 이를 얻기 위해서는 귀족 타일의 요구 조건에 해당하는 카드를 모아야 한다. 이런 식으로 진행하다 누군가 15점 이상의 점수를 얻으면 형평을 위해 모두가 같은 회수의 차례를 마치고 게임을 끝내며, 점수가 높은 사람이 승리한다.

저렴한 1단계 카드를 다수 모으면 나중에는 상위 단계 카드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누군가 15점을 내면 끝나는 게임이고 15점은 2단계나 3단계 카드 3장 정도로 순식간에 날 수 있는 점수이다. 따라서 카드를 착실하게 모으는 한편 남들보다 빨리 치고 나갈 수 있도록 타이밍을 재고 있어야 한다.

중반을 지나면 보유하고 있는 카드가 많아져 1단계 카드는 사실상 공짜가 되는 바, 돌아오는 차례마다 공짜 카드를 모아 후반을 도모할지, 본격적으로 보석 칩을 모아 상위 단계 카드 구입을 준비할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 부분이 게임의 중요한 승부처이며 후반으로 갈수록 치열해지는 눈치 작전이 게임의 묘미를 만들어낸다.

스플렌더는 단 한 게임으로도 규칙과 득점 방법에 대해 숙지할 수 있는 비교적 쉬운 게임이지만 만만찮은 깊이가 있는 게임이다. 차례마다 할 수 있는 행동도 간결하고 점수를 얻는 방법도 다양하지 않은 편이지만 초중반에 성장의 동력을 만들고 후반에 득점을 하는 전략게임의 핵심은 그대로 가졌다. 플레이 경험이 늘어나면서 시야가 넓어져 다른 플레이어의 행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초반부터 계획적인 플레이를 하며 더 발전된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게임 룰 설명=코리아보드게임즈 박지원 과장

b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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