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사진관에서나 볼 수 있는 뷰카메라와 붉은 소파를 싣고 그는 부평초처럼 전국을 떠돈다. 수많은 사람들의 인터뷰 사진을 찍으면, 언젠가는 범인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던 중 제자 재혁의 반 강제로 살인사건의 현장사진 촬영을 떠맡게 된 석주는 특유의 예리한 관찰력과 친화력으로 강남의 한 빌라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아낸다.
‘붉은 소파’는 살인과 사진, 비밀을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해내는 탁월한 이야기 직조술과 추리서사 문법을 아날로그적인 감성으로 탁월하게 재해석해낸 점이 심사위원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소설가 조영주(37)는 이 소재를 사진작가이자 비디오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호르스트 바커바르의 동명 사진집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이란 무엇인지, 왜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지, 사진을 찍는 행위에서 얻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고민하며 직접 카메라, 사진을 배웠다. 조 씨는 장편소설 ‘홈즈가 보낸 편지’로 제6회 대한민국디지털작가상 우수상을, ‘귀가’로 제2회 KBS 김승옥 문학상 신인상 추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필력을 차곡차곡 다져왔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