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쉼표] 경북 청송
라이프| 2016-07-06 11:04
경북 청송(靑松)은 서울이나 부산에서 결코 가까운 곳은 아니다. 서울에서 안동까지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되지만 그 다음부터는 914번 등 지방도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장점이다. 단조로운 고속도로보다 자연의 쾌적함과 한적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어디를 가건 4시간 이상 걸리는 곳은 없다. 1박2일 여행에서 1시간 정도 더 걸리더라도 자연을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좋은데, 그 대표적인 여행지로 청송을 꼽을만하다. 청송은 태백산맥의 영향을 받아 기운 찬 산줄기가 사람들을 푸근하게 품어준다. 한동수 청송군수가 “느낌과 쉼이 있는 곳”이라고 말한 이유를 알만했다.

주왕산은 청송의 대표적인 명소다. 당나라 주왕이 숨어 살았다 하여 이름붙여진 주왕산에는 곳곳에 웅장한 바위와 돌의 기운이 서려있다. 청송군 전체가 지질공원이라 주왕산에도 지질유산으로 가득하다. 주왕산은 암석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 해서 석병산(石屛山)이라 불려져왔다.

주왕산의 상징인 기암단애뿐만 아니라 침식작용으로 인해 협곡과 폭포가 많다. 대전사에서 출발하면 어린 아이들도 함께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코스가 쉽다.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도착하는 학소대와 용추폭포, 절구폭포, 용연폭포를 보고나면 저절로 시원해진다. 절곡계곡과 새벽에 물안개의 비경을 선사하는 주산지에도 가볼 것을 권한다.


객주문학관은 청송의 대표적인 스토리텔링이다. 보부상을 중심으로 민중생활사를 생생하게 그려낸 작가 김주영의 고향이자, 대하소설 ‘객주’의 산실이다. 학교를 깔끔하게 개축해, 전시관과 영상교육실,세미나실,연수시설을 갖추고 있다.

슬로시티 청송은 내륙 깊숙한 곳에 있어 사람들로 붐비지 않고 한적하다. 푸른 소나무라는 이름처럼 청정한 곳에서 송소고택이나 민예촌에 묵으면서 추억을 쌓고 삶의 여유를 부려볼만하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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