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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쉑쉑 열풍’을 보면서 - 장연주 소비자경제섹션 컨슈머팀 차장
뉴스종합| 2016-07-28 11:39
뉴욕의 명물 수제버거 ‘쉐이크쉑’(일명 쉑쉑버거)의 열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22일 한국에 처음 문을 연 ‘쉐이크쉑’ 1호점에는 3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연일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에어컨 없이는 살기 힘들 정도의 푹푹 찌는 날씨에 버거를 먹겠다고 몇 시간이나 기다린다고? 지난 2007년 투기 열풍이 불었던 송도 모델하우스에 비하면 적은 편이지만, 무더위를 감안하면 쉑쉑버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가늠하기에 충분하다.

항생제와 호르몬제를 사용하지 않은 소고기 패티와 신선한 양상추, 양파, 토마토 등 제철 재료. 여기에 ‘뉴요커들이 먹는 명품버거’라는 점이 사람들을 ‘쉐이크쉑’ 1호점에 모았으리라 짐작이 된다.

당장 기자만 해도 최근 미국 출장길에 호기심에 ‘쉑쉑 버거’를 맛보고 왔다. ‘대체 뭔데’, ‘얼마나 맛있길래’ 인기가 있는지 궁금했다. 먹어보니 약간 짜긴 했지만 신선한 재료 덕분인지 먹을 수록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만난 사람들도 한결 같이 쉑쉑버거 이야기를 하면 눈을 번쩍 뜨고 귀담아 듣는다. 긴 줄 때문에 가보지 못했지만 상당한 관심이 느껴졌다.

쉑쉑버거 가격은 미국과 비슷한 6900원이다. 단품 버거 하나가 6900원이라고 하면 사실 비싸게 느껴진다. 그런데도 쉑쉑버거의 버거류는 일 평균 3000개 가량 팔리고 있다. 핫도그의 일종인 ‘쉑카고도그’는 5500원이고, 채식주의자들을 위해 버섯과 채소로만 만든 ‘슈룸버거’도 단품 가격이 무려 9400원이다. 둘 다 맛은 좋았지만, 가격이 높다는 생각은 사실 좀 든다.

몇 시간을 기다려서 맛보는 쉑쉑버거의 열풍이 얼마나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쉑쉑 열풍’은 최근 소비자들의 먹거리에 대한 인식을 반영한다.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좋은 식재료, 몸에 좋은 음식에 대한 욕구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에 걸맞게 식품ㆍ유통업계에서도 조금 비싸도 건강에 좋은 프리미엄 신제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호응을 얻고 있다.

롯데리아가 쉑쉑버거 상륙을 앞두고 이달 초 출시한 ‘AZ버거’(아재버거)는 ‘좋은 재료와 맛을 A부터 Z까지 모두 담겠다’는 콘셉트로 인기다. 저온에서 12시간 발효한 통밀발효종 효모로 만든 빵을 사용해, 출시 3주 만에 60만개가 팔렸다.

지난해 여름 맥도날드가 선보인 ‘시그니처버거’는 고객이 마음대로 재료를 골라 만드는 ‘나만의 버거’로 1년 새 매장이 49개로 늘었다. 다만, 아재버거나 시그니처버거는 세트가격이 1만원 이하다. 쉑쉑버거는 세트가 없지만, 세트처럼 주문할 경우 1만6000원 선이다. 가성비 면에서는 쉑쉑버거가 약하지만(?) 뉴욕 명물 버거란 점은 무시하지 못할 강점이다.

‘인앤아웃’, ‘파이브가이즈’와 함께 미국 3대 수제버거로 꼽히는 ‘쉑쉑버거’. 그 인기가 금새 사그라들 수도 있다. 그러나 쉑쉑버거의 한국 상륙은 그 자체로 한국 소비자들의 먹거리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기억될 것 같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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