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슈퍼리치] ‘경찰특공대’ 개인경호원처럼 쓰는 인도재벌에 국민적 공분
뉴스종합| 2016-07-31 09:36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ㆍ김세리 학생기자] 인도를 대표하는 부호인 석유재벌 무케시 암바니(Mukesh Ambaniᆞ59)가 자국 국민들로 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테러와 성폭력 등 강력범죄가 난무하는 위협에서 자신과 아내를 지키기 위해 사비를 들여 ‘공권력’이라 할 수 있는 경찰 특공대를 경호팀으로 사용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일반 민간인 치안을 지키기에도 경찰 인력이 부족한 실정에서 정부가 경찰을 부자들을 상대로 한 돈벌이로 쓰고 있다는 비판이 비등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힌두타임스 등 인도 주요 매체들은 인도 최대 석유재벌 릴라이언스그룹의 총수인 무케시 암바니(Mukesh Ambaniᆞ59) 부인인 니타 암바니의 경호를 위해 정부 소속의 경찰 특공대 8명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요즘 인도에서 성행하는 테러와 성폭행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는 게 그 이유다.

니타 암바니

인도 정부는 주요 인사에 Z, Z+, Y, X 등급을 매겨놓고 경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무케시 암바니의 부인 니타 암바니(Nita Ambaniᆞ52)는 신변에 위험이 감지된다는 치안당국의 판단에 따라 Y등급으로 분류됐다. 

남편인 무케시 암바니도 2013년 테러 위협을 받은 이후 가장 높은 등급인 Z등급을 받아 현재까지 무장 경찰대원 60명의 호위를 받고 있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 투입되는 게 일반적인 경찰 특공대가 특정 재벌을 경호하는 데 투입된다는 사실도 논란거리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암바니가 경호에 드는 비용을 사비로 부담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권력인 경찰을 사설 경호업체처럼 쓰고 있는 것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시민들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450억달러(50조2200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가지고 있을 정도의 부자 부부라고는 해도, 암바니 부부가 70명에 육박하는 경찰 인력을 맘대로 끌어다쓰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 

암바니가 이끄는 릴라이언스그룹 측은 “회장 부부가 사조직 경호원들을 고용할 수도 있지만, 테러와 성폭력 등 강력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총기가 필요한데, 총기 소지가 불법인 인도 법률에 걸려 불가피하게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2015년 인도 뉴델리에서 6명의 남자가 한 여학생(23)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 일어난 후,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엄격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의 해명에도 불만여론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경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인도의 현실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브루킹스 연구소가 발표한 것에 따르면, 뉴델리 시의 총 경찰 인원은 8만3762명이지만 이중 30%만이 시민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60%는 고위 공직자, 정부 관료, 기업가 등 450여명의 ‘VIP 고객’ 경호를 위해 투입되고 있다. 반면 인도에서는 연이은 테러,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집단 성폭행 등 끔찍한 사건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자국의 VIP 경호제도에 대해 인도의 사법부도 “권력의 남용”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州) 총리도 개인 트위터에 “델리에서 여성 성폭행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지만 치안은 여전히 열악하다. 하지만 총리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는 자신의 친구들을 지키는 데만 급급할 뿐이다”라며 강한 불만과 분노를 표현했다.

한편, 무케시 암바니가 이끌고 있는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는 인도 최대 석유화학기업이다. 무케시의 부친인 창업주 고(故)디루바이 암바니가 1968년 세웠다. 장남 무케시 암바니가 물려받은 이후 시가총액 312억달러, 인도에서 4번째로 높은 기업가치를 보유한 회사로 성장했다. 

무케시 암바니

순자산 219억달러(24조6000억원)의 무케시 암바니는 20년 넘게 인도 부호 순위 1위를 석권하고 있다. 2007년 당시 자산가치 632억달러(71조원)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를 누르고 세계 1위 부호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니타 암바니는 2011년 오베로이(Oberoi) 체인 호텔의 이사직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회사 경영에 뛰어들었다. 오베로이 호텔은 2010년 무케시가 14%의 지분을 인수한 인도 최대 럭셔리 호텔로, 중동과 서남아시아 30개 도시에 체인을 두고 있다. 2041년 남편 회사에 이사로 들어오며 223억달러(25조652억원)의 자산가로 등극했다.

니타 암바니는 인도 프리미어리그(IPL) 크리켓팀인 ‘뭄바이 인디언스’의 구단주서도 활약하고 있다. 전세계 모든 스포츠 종목 가운데 미국 프로농구 LA 클리퍼스를 책임지는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에 이어 두 번째로 돈 많은 구단주로 알려져 있다.

인도 뭄바이에 위치한 27층 높이의 암바니 부부 저택

부부의 집은 뭄바이에 있는 20억 달러(약 2조2000억원) 가치의 27층 높이 초호화 저택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저택 중 하나로 유명하다. 건설비용으로 10억달러(1조1200억원)가 들어갔으며 극장·헬기장·미니 수영장 등 6000개의 방이 있고, 600명에 달하는 사람이 부부와 세 자녀, 단 다섯 사람을 위해 일하고 있다.

ser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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