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신격호 회장 “안타까운 일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뉴스종합| 2016-08-26 18:50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정책본부장)의 자살로 그룹 전체가 큰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그룹의 총수인 신동빈 회장은 출근 직후 보고를 받고 비통한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26일 오전 8시가 좀 넘은 시각에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오피스 건물 26층 집무실로 출근한 직후 오전 8시 20분께 언론 보도를 토대로 정리된 이인원 부회장의 자살 소식을 접했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관련 보고를 받고 거의 말을 잇지 못한 채 애통해 했다”고 전했다.

이인원 부회장은 1973년 롯데호텔 입사 후 롯데쇼핑 대표(1997년) 등 요직에 오르며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을 보필해 온 ‘신격호의 사람’이었다.
하지만 1997년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 부회장을 맡으며 사실상 ‘신동빈 시대’가 열린 이후에도 그룹 정책본부장으로서 사장(2007년), 부회장(2011년)으로 계속 승진할 만큼 신동빈 회장으로부터도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는 게 롯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인원 부회장도 유서에서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라며 끝까지 신 회장을 옹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롯데 그룹 역사에서 오너가(家) 일원을 제외하고 순수 전문경영인으로서 ‘부회장’ 직함까지 단 유일무이한 첫 인물이었고, 신격호 총괄회장이나 신동빈 회장이 일본을 오가며 이른바 ‘셔틀 경영’을 할 때 총수 부재 중에도 국내 경영을 도맡아 처리한 명실살부한 그룹의 ‘2인자’였다.
이처럼 이 부회장이 40년 넘게 롯데에서 잔뼈가 굵고 최고의 자리에까지 오른 ‘롯데맨’이었던만큼 롯데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다.
롯데 임원은 “이 부회장도 신격호 총괄회장의 ‘기업보국’ 이념을 이어받아 항상 고용 등을 통해 롯데가 나라에 기여해야는 점을 강조해왔다”며 “같은 측면에서 롯데그룹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분이었는데, 지난해 이후 경영권 분쟁과 비자금 의혹 수사 등으로 그룹이 큰 혼란에 빠지고 이미지가 망가지자 많이 괴로워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 역시 수십년간 자신의 심복이었던 이 부회장의 자살 소식을 듣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고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측 SDJ코퍼레이션이 전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날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자신의 집무실 겸 거처에서 이혁재 비서실장으로부터 이같은 내용을 보고받은 뒤 “안타까운 일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는 장남인 신 전 부회장도 함께 있었다고 SDJ코퍼레이션은 덧붙였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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