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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내린 한진해운…이전 선장 최은영 전 회장 ‘책임론’
뉴스종합| 2016-08-31 09:25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결정과 함께 전 오너이자 최고경영자였던 최은영 전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의 부실경영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한진해운의 1차 유동성 위기 당시의 부실한 대처와 마지막으로 채권단을 설득할 기회였던 자구책에 아무 도움도 주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 불거지고 있다.

최 전 회장은 2006년 남편인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의 사망 이후 한진해운 최고 경영자(CEO)로 취임에 회사를 경영해왔다.

하지만,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경영권을 승계한 최 전 회장은 글로벌 시황 악화에 속수무책이었다. 당시 시아주버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긴급 자금지원 ‘SOS’를 요청할 정도로 회사 상황은 악화됐다.
한진해운 법정관리와 관련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다. 사진은 지난 6월 미공개 정보로 주식거래 의혹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두한 최 전 회장. [헤럴드경제 DB]

결국 최 전 회장은 2014년 조양호 회장에게 회사 지분과 경영권을 넘기고 한진해운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하지만, 최 전 회장은 한진해운을 넘긴 이후 자신이 회사를 경영할 당시 누적된 부실에 대해 이렇다 할 책임을 이행한 적이 없다.

오히려 경영권을 넘기면서 싸이버로지텍, 유수에스엠 등 그룹 내 알짜 계열사를 챙겼다. 최 전 회장은 지주사인 한진해운홀딩스를 유수홀딩스로 바꿔 정보기술(IT) 사업과 커피 프랜차이즈 등 외식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도 했다.

최 전 회장 일가가 소유한 재산은 공식적으로 드러난 것이 1850억원 수준. 하지만 최 전 회장은 자구책 마련 과정에서 유동성 확보가 간절했던 한진해운을 외면했다.

오히려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하겠다고 발표하기 전에 한진해운 잔여 보유 주식을 모두 처분, 미공개 정보로 주식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여론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한편, 한진해운 부실에 상당한 책임이 있는 최 전 회장에게 그 책임을 묻지 않은 채권단과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개혁연대는 최근 펴낸 ‘한진해운 구조조정 문제점’ 보고서에서 2013년 구조조정 당시 중대한 원칙 가운데 하나인 대주주 손실 분담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외국 주재원 25% 감축, 임원 해임, 명예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은 있었지만 당시 대주주인 최 전 회장의 손실 분담이 없었다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당시 한진해운의 자구노력 실적이 계획치의 100.8%에 달했음에도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갔다”며 “애초 구조조정의 목표와 내용이 잘못된 것으로 회사뿐 아니라 채권단과 감독기구인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적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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