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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이번엔 ‘커피 한잔의 기적’ …탐스슈즈의 특별한 사업확장
뉴스종합| 2016-09-03 09:06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ㆍ윤현종 기자] “커피 한 잔을 살때마다 하루 분의 식수 한병씩을 물 부족 국가 빈민층에 기부한다.”

단순한 나눔이 아닌 ‘탐스 로스팅 컴퍼니’(TOMS ROASTING CO.)의 비지니스 모델 얘기다.

탐스로스팅은 ‘탐스(TOMS) 슈즈’의 ‘원포원’(One for Oneㆍ일대일) 기부 시스템이 커피 분야로 확장해 2014년 3월 시작됐다. 원포원 기부는 고객이 물건을 구매할 때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같은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뜻한다.

탐스로스팅 커피백을 들고 있는 탐스슈즈 창업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40)

탐스로스팅 원포원의 경우에는 고객이 구입한 커피 한 잔이 개발도상국 빈민에게 깨끗한 물로 되돌아간다. 12.99달러짜리 커피 원두 1팩을 구매할 경우에는, 빈곤국 빈민층에 일주일 분량의 식수 약 140리터(ℓ)가 제공된다.

탐스는 커피 판매를 통해 현재까지 33만5000주일 동안 사용할 분량의 깨끗한 물을 빈곤국가의 사람들에게 기부했다.

매장은 미국 뉴욕,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에 위치해 있고, 오는 9일 개장하는 신세계 그룹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에 아시아 첫 점포가 생긴다. 이 매장에서는 커피를 즐기면서 탐스의 원포원 기부시스템이 적용된 신발과 안경, 가방, 의류도 구매할 수 있다.

이같은 일대일 기부시스템을 고안한 인물은 탐스슈즈의 창업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Blake Mycoskieㆍ40)이다.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출신의 마이코스키는 2006년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다 많은 아이들이 신발을 신지 않고 비포장 거리를 맨발로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게 됐다. 어린아이의 발은 상처투성이였으며, 질병까지 생겨 건강의 위협을 받고 있었다.

마이코스키는 이 아이들을 도울 방법을 고민하다 직접 신발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나눠 주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지속적인 수익 창출원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불가능했다. 

빈곤국의 아이에게 탐스의 신발을 신겨주고 있는 마이코스키

대학생을 위한 세탁소 사업을 비롯해 온라인 자동차 교습학원 등 번뜩이는 창업을 한 경험이 있는 그가 고민 끝에 고안해 낸 것이 원포원 기부였다. 소비자가 신발 한 켤레를 사면, 다른 신발 한 켤레를 빈곤국 어린이에게 기부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마이코스키는 아르헨티나의 전통신발인 알파르가타를 현대적으로 변형해 2006년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탐스(TOMS) 슈즈’를 탄생시켰다. ‘내일을 위한 신발(TOMorrow’s Shoes)’이라는 뜻을 담아 탐스라고 이름을 지었다.

인턴 직원 세 명과 함께 시작했던 회사 탐스슈즈는 창업 10년만에 전 세계 1000여곳에서 매장을 거느린 회사로 성장했다. 탐스는 지금까지 6000만 켤레를 판매하면서, 현재 전 세계 70여개국의 아이들에게 새 신발 6000만 켤레를 나눠줬다.

신발의 대성공에 이어 같은 방식이 안경과 가방, 커피에도 적용됐다. 빈곤국에는 신발 부족 외에도 위생불량, 식량부족 등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부터다.

마이코스키는 한 인터뷰에서 “신발을 나눠주는 기부 여행(Giving Trip)을 다니다가 생존에 관련된 수많은 문제를 발견하게 됐다”며 원포원 기부를 다른 분야로 확장한 이유를 밝혔다.

탐스 안경의 도움으로 최근 백내장 수술을 받은 네팔의 여성 바스마티 (출처-탐스)

2011년 탐스는 원포원 시스템을 적용한 안경과 선글라스를 내놓았다. 고객이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하나 구매할 때마다, 안과 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 한 명에게 시력을 되찾아준다.

지난 5년간 캄보디아ㆍ네팔 등 10여개 나라의 40만명의 시각 장애인에게 시력 교정용 안경을 전달하거나 백내장 등 시력 회복 수술을 해줬다.

탐스 커피 역시 전 세계적으로 약 7억5000만명이 깨끗한 물을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을 알게된 후에 시작했다. 

탐스 가방의 안전출산 혜택을 받은 산모를 만난 마이코스키

지난해에는 개발도상국 산모들의 안전한 출산을 돕기 위해 ‘탐스 가방’이 탄생했다. 고객이 가방 한 개를 구매할 때마다 비위생적인 환경에 있는 산모와 태아의 안전한 출산을 돕는 것이다.

실제로 연간 전 세계 4000만명의 여성이 출산시 비위생적인 환경과 전문적인 도움을 받지 못해 감염으로 사망한다.

탐스 가방은 가방이 팔릴때마다 조산사 양성을 포함해 위생장갑이나 탯줄 절단기 등의 출산에 필요한 용품이 포함된 위생 키트를 나눠준다. 최근까지 개발도상국의 산모 2만5000명이 탐스 가방의 안전 출산 혜택을 받았다.

이같은 탐스 원포원 기부 분야의 확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기업인 탐스슈즈는 마이코스키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지만, 2014년 지분 50%를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탈(Bain Capital)에 넘겼다. 베인캐피탈의 도움으로 회사를 더 빨리 성장시켜 더 많은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또 베인캐피탈에 넘어간 지분 50%는 다른 신생 기부기업에 투자하는 데 사용될 계획이다.

사회적 기업가(Social Entrepreneur)인 마이코스키의 현재 자산은 3억달러(3300억원)에 이른다.

억만장자 대열에 들어섰지만 연간 200일 정도는 전 세계를 돌며 기부에 대한 강연을 하며 지낸다. 그의 직함은 탐스의 최고경영자(CEO)가 아니다. 탐스에 전문 경영인이 따로 있기도 하지만 그는 스스로 자신을 탐스의 ‘최고 신발 기부자’(Chief Shoe Giver)로 칭한다. 신발을 팔아 이윤을 남기는 경영자가 아닌 나눔 실천을 전파하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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