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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이 사람은 50도 되기 전 사장을 관뒀다. 회사를 위해
뉴스종합| 2016-09-03 09:25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

2013년 5월 10일,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중국 항저우에선 ‘특별 공연’이 열렸습니다.

바로 창업자 마윈의 최고경영자(CEO) 직 사임을 기념하는 자리였습니다. 당시 그의 나이는 49세. 무대에서 노래도 한 곡 부른 마윈은 “내일부터 난 새 생활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쉰도 안 된 마윈이 사장직을 내 놓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알리바바가 자체적으로 만든 임원 퇴직제도 때문입니다.

이 회사는 본인 현재 나이와 회사 재직기간을 합쳐 ‘60년’을 초과하면 퇴직 신청이 가능합니다. 이후엔 알리바바 ‘명예이사’가 되죠. 이름만 직원으로 남는 셈입니다.

그래서 3년 전 49세가 된 마윈은 CEO 14년째가 되자 미련없이 물러났습니다. 스스로 만든 규칙을 지킨 알리바바 최초의 인물이 됐습니다.

이번에 사임한 루자오시 사장도 이 제도의 적용을 받았습니다. 올해 47세인 그는 2000년 입사자인데요. 올해로 나이와 재직기간을 합쳐 63년이 됐습니다.

알리바바의 이런 ‘규칙’은 자격미달 후계자에게 회사가 넘어가는 걸 막는 효과도 있습니다. 조직을 끊임없이 ‘새로고침’하는 것이죠. 텐센트ㆍ화웨이 등도 비슷한 제도를 준비했거나 시행 중입니다.

고위층 뿐 아니라 일반 직원도 이같은 조류에서 자유롭진 않습니다. 하이얼이 대표적입니다.

하이얼 직원은 2012년 8만6000명에서 2014년 5월 6만5000명까지 줄었습니다. 2016년 5월 현재 6만3000명까지 줄어든 상태입니다.

퇴직한 그들은 집에 갔을까요? 아닙니다. 하이얼 내 사내벤처 조직원으로 거듭났습니다. 이른바 샤오웨이(小微) 회사 일원이 됐습니다.

이들 샤오웨이 회사는 하이얼 30주년을 맞아 지난해 1월 자체개발한 스마트 오븐ㆍ모듈형 TVㆍ3D 프린터 등을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샤오웨이 회사들이 생긴 뒤 하이얼은 더 성장했습니다. 2014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1% 늘었습니다. 순이익은 40% 가까이 뛰었죠.

회사를 개인 소유물로 여기지 않습니다. 비용 줄인다며 직원을 해고하는 대신, 그들을 또 다른 성장동력으로 삼습니다. 2016년, 대륙을 넘어 세계로 뻗고있는 중국기업들의 현주소입니다.

factism@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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