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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폭력에 남성 피해자도 6%…“변한 세상”
뉴스종합| 2016-10-21 08:03
"여자친구에게 맞았어요"…신고꺼려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 더 많아

[헤럴드경제=이슈섹션]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가 무조건 여성이라고 여긴다면 그릇된 선입견이다. 피해자가 남성인 사건이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21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수사한 데이트폭력 925건 중 여성 피해자가 83%로 압도적이었으나, 남성 피해자도 6%였다. 남녀가 서로 치고받아 각각 가해자·피해자가 된 경우는 11%였다.

지난 7월 심야에 경기도 광주시의 한 빌라에서 60대 남성 A씨는 2살 연상의 애인 B 씨와 크게 다퉜다. A 씨가 바람을 피운 사실이 들통나서다. B 씨는 화를 내며 A 씨의 옷을 잡아당기고 손톱으로 가슴을 할퀴는 등 폭행을 가했다. 경찰까지 나섰으나 결국 B씨는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다.


올 4월 용인시 수지구의 아파트에서는 40대 이혼남성 C 씨가 헤어진 6살 연상의 애인 D 씨가 집 초인종을 수차례 누르면서 문을 열어달라고 소동을 피우자 경찰을 불렀다. 격분한 D 씨는 문 밖으로 나오는 C 씨의 뺨을 때려 폭행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남성 피해자들은 이런 사례들처럼 다른 여성을 만나다가 혹은 이별로 인해 찾아온 애인으로부터 손이나 발로 몇 차례 얻어맞은 게 대부분이다. 심각한 피해를 보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문제는 인식 부족으로 인해 신고를 꺼린다는 점이다. 범죄전문가들은 데이트 폭력은 강력 범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범죄인데도 불구, 남녀를 불문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낮다고 지적한다.

경찰 관계자는 “데이트 폭력의 남성 피해자들은 ‘(신고하기에는)창피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경찰에 접수되지 않은 사건을 합치면, 남성 피해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성폭력 상담소에도 남자 상담원이 존재할 정도로 세상이 변했다”며 “남성이라고 해도 피해를 보면 경찰에 신고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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