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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채소 권하는 엘사’ 디즈니와 돌푸드의 컬래버
뉴스종합| 2016-10-22 09:43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 기자ㆍ이채윤 학생기자] ‘아이언맨이 먹은 브로콜리’

어린 시절 뽀빠이가 먹던 시금치를 떠오르게 한다. 그 당시 어린이들은 뽀빠이처럼 힘이 세지고 싶은 마음에 먹기 싫은 시금치를 먹곤 했다. 같은 방식이다. 이번에는 디즈니 캐릭터들이 나섰다. 
 
이 프로젝트는 “채소 싫어하던 과거, 다 잊어(Let It Go)”라고 엘사 공주가 노래를 불러주면 아이들의 채소 섭취량이 늘지 않을까 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 합성이미지]

월트 디즈니(Walt Disney)가 야채ㆍ과일 가공업체인 돌 푸드(Dole Food)와 손잡고 디즈니 캐릭터를 접목한 과일과 채소를 선보이겠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렛잇고(Let It Go)’열풍의 주인공 엘사 공주부터 슈퍼맨ㆍ아이언맨ㆍ스파이더맨 등 영웅들이 총출동했다. 아이들의 오랜 친구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는 기본이다. 이들의 공통된 목표는 단 하나.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채소와 과일을 더 많이 섭취하도록 권장하는 것이다. 

천도 복숭아 패키지를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 캐릭터가 장식하고 있다. [출처=비즈니스인사이더]

돌푸드 채소의 싱싱함ㆍ건강함과 디즈니 캐릭터의 친숙함을 결합했다. 단순히 엘사 공주 스티커를 오렌지에 붙이거나 요다 사진을 브로콜리 포장지에 새기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디즈니 글로벌 상품라이선싱의 수석 부사장 조쉬 실버맨은 “디즈니 캐릭터를 테마로 한 새로운 결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들이 야채와 과일에 친숙해지도록 디즈니 캐릭터를 테마로 한 건강과 영양소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까지 만들겠다는 의지다.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레시피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물론 재료는 돌푸드의 싱싱한 야채다.

이번 프로젝트는 과일ㆍ야채 산업과 캐릭터 산업을 대표하는 두 상징적인 브랜드의 결합이다. 돌 푸드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빌 골드필드는 “두 회사의 위치를 감안하면, 미국을 넘어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즈니랜드에서 판매하는 스타워즈 다스베이더 케이크. 초콜릿 가나슈 케이크와 레드벨벳 케이크로 이뤄진 이 케이크의 위는 다스베이더 초콜릿이 장식한다.[출처=disneyland_mermaid 인스타그램]

사실 디즈니는 몇년 전부터 아이들과 온 가족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노력해왔다. 물론 사업에도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06년 디즈니는 미키마우스 등 자사 캐릭터를 달고 어린이들에게 판매되는 음식물에 대해 열량ㆍ지방ㆍ포화지방ㆍ당분 함유량을 제한했다. 디즈니 캐릭터가 사용된 음식물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당시 월트디즈니 로버트 아이거 최고경영자(CEO)의 어린이 비만퇴치 캠페인의 일환이었다.

이에 따라 주 요리와 부대 요리에서는 열량을 기준으로 지방 30%ㆍ포화지방 10%ㆍ당분 10%을 넘기면 안된다. 스낵류에서는 이러한 상한비율이 각각 35%ㆍ10%ㆍ25%로 정해졌다.
 
홍콩 디즈니랜드에서 판매하는 딤섬[출처=익스트림무비닷컴]

디즈니는 같은해 5월에도 아동비만의 심각성에 따른 이미지 손상을 우려, 10년간 이어오던 맥도날드와의 판촉 계약을 끝내기도 했다. 맥도날드는 당시 연간 1억달러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는 디즈니의 영화ㆍ비디오ㆍ텔레비전 쇼 등을 통해 해마다 10여차례의 판촉활동을 전개하면서 테마파크인 디즈니월드에 매장을 운영했다.

2012년에는 텔레비전ㆍ라디오,ㆍ온라인 프로그램 등 모든 매체에서 정크푸드 광고를 없앤다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시리얼 하나라도 1회 섭취량에 10g이상의 설탕이 포함돼 있거나 600칼로리를 넘을 경우 광고를 금지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설탕 음료나 염도가 높은 음료도 역시 광고 금지 대상이었다. 당시 정크푸드와 설탕음료 생산업체들이 12세 미만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광고에 집행하는 돈은 1년에 10억달러에 달했다. 

슈퍼 스프로우츠 애니메이션 로고[출처=링크드인]

과연 디즈니 캐릭터를 사용한 마케팅이 아이들의 인식을 바꿔놓을까. 효과는 이미 미국 내에서 입증됐다. 디즈니와 돌푸드는 대표적인 케이스로 ‘슈퍼 스프로우츠’(Super Sprowptz)라는 미국 애니메이션을 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싫어하는 음식들을 한데 모아놨다. 브로콜리ㆍ양파ㆍ가지ㆍ당근ㆍ마늘 등의 야채를 캐릭터화 한 것.

결과는 놀라웠다. 당시 NPR보고서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을 시청한 아이들의 야채 섭취가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코넬대 행동 경제학자 데이빗 저스트는 슈퍼 스프로우츠 캐릭터를 이용해 학교에 샐러드 바를 차려 직접 실험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슈퍼 스프로우츠 캐릭터를 이용해 샐러드바를 꾸민 학교의 야채 소비량이 그렇지 않은 학교보다 월등히 높았다.

‘미키마우스’를 필두로 세계적인 캐릭터를 다수 보유한 디즈니는 캐릭터사업을 통해 엄청난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 특히 신데렐라ㆍ벨ㆍ아리엘ㆍ티아나ㆍ쟈스민ㆍ포카혼타스ㆍ뮬란 등 수많은 디즈니의 공주들은 전세계 꼬마숙녀들의 마음을 흔들면서 매년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관련 상품이 워낙 많이 팔려나가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추산해내기 힘들 정도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 디즈니가의 공주들이 지난 20년간 600억~1000억달러의 부가가치를 창출해냈다고 평가한다. 
 
디즈니 대주주 로렌 파월 잡스

1923년 문을 연지 올해로 93년째인 디즈니의 브랜드 가치는 395억달러로 포브스 기준으로 전세계 8위에 올라있다. 시가총액은 1693억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빌리어네어 명단 가운데 ‘디즈니’ 성을 가진 인물은 찾아볼 수 없다. 애니메이션과 영화ㆍTV채널ㆍ디즈니랜드와 디즈니월드ㆍ디즈니스토어까지. 콘텐츠 제국, 디즈니를 움직이는 이는 로렌 파월 잡스(53)이다.

애플의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의 부인이다. 그는 디즈니의 대주주로 자산평가액이 176억달러에 이른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 가운데 한명인 그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애플보다 디즈니에 투자한 규모가 더 크다. 그는 디즈니의 지분 7.8%를 보유 중이다. 개인 가운데선 가장 큰 규모다.
 
돌 푸드 CEO 데이비드 머독[출처=에어포트저널스]

1851년 설립된 돌 푸드의 시가총액은 45억달러 선이다. 이 회사를 이끄는 사람은 올해 92세의 데이비드 머독 회장이다. 머독 회장의 자산은 28억달러로 평가된다.

그는 특히 야채와 과일 섭취를 통한 끊임없는 해독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선ㆍ채식주의자인 머독 회장은 10여년 전부터 매주 33종류의 야채와 과일로 만든 주스를 마셔 왔다.

y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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