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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석연찮은 김병준 총리 카드…新舊총리 항명?
뉴스종합| 2016-11-02 17:34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대한민국 전체가 신흥종교와 연루됐다는 의혹마저 받고 있는 ‘비선실세’ 최순실 씨 국정농단 파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총리 교체라는 인적쇄신안을 내놓았지만 석연찮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현 총리조차 새 총리 후보자의 내정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이 나오는가하면 새 총리 후보자는 총리직 수락을 미뤘다.

박 대통령은 2일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를 내정하며 ‘최순실 파문’에 따른 국정수습안을 제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최순실 파문’ 수습을 위해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신임 국무총리로 내정했다. 김 총리 후보자는 이날 총리직 수락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3일로 하루 연기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과 안종범 정책조정수석ㆍ우병우 민정수석, 그리고 ‘문고리 3인방’의 사표를 수리한 이후 두 번째 인적쇄신책이었다.

문제는 김 후보자 내정 발표 전후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점이다.

김 후보자는 당초 이날 오후 2시 서울 삼청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리직 수락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3시 이후로 연기했다가 다시 2시30분으로 조정했다.

정작 시간이 돼 나타난 김 후보자는 “소감이라든가 현안에 관한 문제는 대단히 죄송하지만 내일 따로 시간을 한번 더 만들겠다”며 입장발표를 또다시 미뤘다.

김 후보자가 납득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이는 사이 정치권 안팎에선 김 후보자가 세월호 문제와 국정교과서 문제를 포함한 야권의 요구를 청와대가 수용할 경우 총리직을 수락하기로 했는데, 청와대가 이에 대한 확답 없이 발표하는 바람에 심경에 변화를 일으킨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어떻게 본인이 수락하지 않았는데 인사 발표를 할 수 있겠느냐”며 부인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총리직 최종수락을 연기하면서 여전히 고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황교안 총리의 이날 행보는 더욱 납득하기 어려웠다.

국무총리실은 김 후보자 내정 직후 이날 오후 1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임식을 하겠다고 공지했다.

신임 국무총리 내정 단계에서 현 총리가 이임식을 갖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만의 하나 황 총리가 물러나고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총리 부재 상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논란이 일자 총리실은 다시 오전 11시20분께 국정운영 공백이 한시라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이유로 “금일 13시에 예정된 황 총리 이임식은 취소됐다”고 다시 알려왔다.

황 총리가 신임 총리 내정에 불만을 품고 사실상 항명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황 총리가 김 총리 후보자 내정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오전에 황 총리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만났지만 그분들도 총리 내정을 전혀 모르고 있더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최순실 파문을 가라앉히기 위해 내놓은 국무총리 교체 카드가 신구총리의 납득하기 어려운 행보로 오히려 국민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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