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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갤러리]숲 속의 음악대
뉴스| 2016-11-04 13:26
[헤럴드분당판교=김미라 기자]날씨가 하루가 다르게 쌀쌀해지고 있다. 곧 겨울 추위가 닥쳐올 것이다. 이 때쯤이면 아이, 어른 구분 없이 바깥보다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갑갑함을 재미있는 놀이로 벗어버리는 방법은 없을까.

보드게임 '숲 속의 음악대'는 실내에서의 무료함을 적당한 몸동작으로 풀어낼 수 있는 게임이다. 빙 둘러 앉아 방금 젖혀진 카드 그림을 보고 액션을 해야 하는 '할리갈리'와 비슷하지만, 할리갈리가 종을 치는 한 가지 동작인 데 비해 숲 속의 음악대는 동작이 다채롭고 좀더 역동적이다. 테이블을 두드리거나 박수를 치고, 어떤 때는 일어섰다 앉아야 한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딱이다.

숲 속의 음악대는 오락실의 전성기였던 1990년대, 일본 자레코가 만든 '캡틴 플래그'라는 게임과도 닮은 면이 있다. 캡틴 플래그는 당시 오락실 게임 중 몇 안 되는 한국어 현지화 더빙 게임이었는데, 게임의 내용이 해적의 지시에 따라 청기와 백기를 올리고 내리는 것이므로 이는 당연한 것이었다. 이 게임은 국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나아가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단골메뉴로 정착했다. '청기백기' 게임도 여기에서 나왔다.

◇카드마다 정해진 동작을 빠르게 수행하는 게임...훼방꾼 역할도 재미 요소
큼직한 카드에는 토끼 악단의 지휘자, 소프라노 가수, 드러머, 피아니스트까지 다양한 멤버들이 하나씩 그려져 있다. 게임 내용은 이 카드의 그림을 보고 정해진 동작을 빠르게 수행하는 것이다. 카드 그림에 따라 악기를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지휘를 하는 동작을 취하면 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청기백기 게임에서 상대방의 지시대로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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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를 모두 똑같이 나누고 시작한다. 플레이어들은 돌아가며 카드 1장을 펼치며 테이블 가운데에 낸다. 이때 지휘자 그림이 나오면 모두 일어섰다가 앉아야 하고, 북 연주자가 나오면 테이블을 두르려야 하며, 심벌즈 연주자가 나오면 박수를 쳐야 하고, 소프라노 가수가 나오면 귀를 막으면 된다. 4종의 카드 이외에도 다양한 악단의 카드가 있는데 이들은 단순한 훼이크(속임수)일 뿐 반응해서는 안 된다.

플레이어들의 합의에 따라 완급 조절은 가능하지만 2초 남짓한 시간마다 카드가 1장씩 나오므로 모두 이에 반응해 액션을 취해야 한다. 이 토끼가 그 토끼인지 헷갈리는데다, 자신의 동작 하랴, 다른 사람 틀렸는지 확인하랴 눈은 핑핑 돈다. 타이밍을 놓친 상태에서 다른 사람 동작을 흉내내 묻어가려다가 엉뚱한 동작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 우스꽝스러운 실수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유쾌하다. 게임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매우 재미있다.

정해진 동작을 하지 못한 사람은 지금까지 테이블에 모인 카드를 모두 갖는 벌칙을 받으며 새 라운드가 시작된다. 플레이어의 목적은 처음 받은 카드를 모두 테이블 가운데에 버리고 손을 터는 것이다. 가장 먼저 성공한 사람에게는 1등에 걸맞은 유쾌한 보상이 기다리는데 바로 말썽쟁이(훼방꾼) 특권이다. 말썽쟁이는 남은 게임 동안 다른 사람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아무 행동이나 하고 있으면 된다. 뛰어난 말썽쟁이는 다수의 플레이어에게 헷갈림을 유발하는 성가신 존재가 된다.

게임은 2등이 결정되면 끝나며, 남은 사람들은 카드를 세어 누가 가장 많은 지 확인한다.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꼴등 한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가 승리하는 게임이다. 꼴등만 벗어나면 되므로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음악 혼을 불사를 수 있는 게임이다.

한 가지 팁. 이 게임은 카드들을 충분히 잘 섞거나 배분해야 게임이 흥미진진해진다. 연속으로 똑같은 그림이 펼쳐지면 긴장감이 떨어지고 카드 더미만 높아져 벌칙을 받는 플레이어의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쌀쌀하고 추운 계절,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게임이다.

b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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