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토종 AI’ 엑소브레인, 인간과 퀴즈대결서 완승…AI연구·산업화 탄력
뉴스종합| 2016-11-20 12:00
- 퀴즈 왕중왕, 수능만점자 등과 대결서 510 : 350으로 압승
- 언어지능 SW 엑소브레인, 객관식+주관식 정답률 83.33%
- 향후 법률, 특허, 상담분야 등에 인공지능 솔루션 개발


[헤럴드경제(대전)=박세환 기자] 지난 3월 구글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국에서 압승한 이후 국내 기술로 개발된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엑소브레인(Exobrain)’이 인간과의 퀴즈 대결에서 압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엑소브레인의 핵심 기술을 활용한 인공지능 솔루션 개발에도 탄력을 받으로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 18일 대전 유성구 ETRI 대강당에서 열린 장학퀴즈 ‘대결! 엑소브레인’ 녹화에서 국내 기술로 발된 AI 엑소브레인이 인간 퀴즈왕 4명과의 퀴즈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20일 밝혔다.

엑소브레인은 올해 장학퀴즈 상ㆍ하반기 우승자와 수능만점자, 퀴즈왕 등을 제치고 2등과의 점수차를 160점 앞선 510 대 350으로 완승했다.
지난 18일 대전 유성구 ETRI 대강당에서 국내기술로 개발된 인공지능 엑소브레인(Exobrain)이 인간 퀴즈왕들과의 퀴즈 대결에서 최종 우승했다. 사진은 최종 우승한 엑소브레인에게 우승 상금을 전달하는 모습.

‘내 몸 밖에서 나를 도와주는 인공두뇌’라는 뜻의 엑소브레인은 언어처리를 위한 AI 원천기술 확보를 목표로 지난 2013년 5월부터 개발된 ‘언어지능’ 소프트웨어다. 이번 AI와 인간간 퀴즈대결은 내년 2월로 마무리되는 1단계 사업의 중간평가로 치뤄졌다. 엑소브레인은 자연어를 알아듣고 어휘, 문장의 의미를 분석하는데 특화됐다. 머신러닝, 딥러닝을 통해 여러 개의 문장으로 구성된 질문을 이해하고 정답을 추론할 수 있도록 훈련됐다.
이번 대회 준비를 위해 엑소브레인은 도서 12만권 분량에 해당하는 내용을 언어로 이해하고 지식으로 변환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9월부터는 장학퀴즈 연승 우승자들과의 10차례 실제 대결에서 8승2패를 기록했다.

퀴즈대회를 지켜본 서석진 미래창조과학부 소프트웨어정책관은 “엑소브레인의 승리는 국내 인공지능 연구에서 한 획을 긋는 큰 이정표”라며 “미래부에서 AI 연구개발(R&D)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성과”라고 밝혔다. 서 정책관은 이어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엑소브레인 인공지능 개발을 집중 지원, 내년부터는 IBM 왓슨 등과의 산업화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ETRI 엑소브레인과 퀴즈왕들이 주관식 퀴즈를 대결하는 장면.

▶엑소브레인 퀴즈 정답률 83.33%…객관식보다 주관식에 강해=이날 퀴즈대결에서 엑소브레인은 장학퀴즈 시즌1 우승팀 참가자인 안산 동산고 3학년 김현호군과 시즌2 우승팀 참가자인 대원외고 2학년 이정민 양, 2016년 수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서울대 윤주일 씨, 방송사 두뇌게임 프로그램에서 준우승한 KAIST 수리과학과 오현민 씨 등 총 4명과 자웅을 겨뤘다.

이날 퀴즈에서 엑소브레인은 퀴즈왕들과의 대결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여줬다. 퀴즈대결에 앞서 열린 리허설 연습게임에서는 객관식(5문제) 만점과 주관식(10문제) 9문제 정답을 제시했던 엑소브레인은 본 퀴즈대결에서는 객관식 10문제 중 8문제를 맞혔으며 주관식 20문제 중 17개 문제를 맞혀 83.33%의 정답률을 기록했다.

연구진은 “엑소브레인이 틀린 답을 낸 이유로 학습을 하지 않은 분야의 문제도 있었고 정답을 추론할 수 있는 데이터의 부족 등”이라며 “향후 언어의 의미분석을 위한 추가 연구개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TRI가 만든 인공지능SW, 엑소브레인의 로고.

ETRI는 엑소브레인의 핵심이 되는 AI 기술은 인간 수준으로 문장을 문법분석을 할 수 있는 한국어 분석 기술과 텍스트 빅데이터를 대상으로 언어지식과 단위지식를 학습하고 저장하는 지식 축적 및 탐색 기술, 여러 개 문장으로 구성된 질문을 이해하고 정답을 추론하는 자연어 질의응답 기술이라고 밝혔다.

▶국내 AI 연구ㆍ산업화 탄력=이번 퀴즈대결에서 선보인 ETRI 엑소브레인의 핵심 기술의 수준이 검증된 만큼, 국내 기업들의 엑소브레인 기술을 활용한 인공지능 솔루션 개발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엑소브레인 퀴즈대결은 총 10년 동안의 연구기간 중 4년차인 1단계 개발기술의 수준을 검증하기 위해 진행됐다. 이에 따라 오는 2022년 종료 예정인 엑소브레인의 남은 2단계와 3단계 연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퀴즈에 참가한 ETRI 엑소브레인 모니터 화면.

김현기 ETRI 지식마이닝연구실 실장은 “오는 2020년까지 2단계 프로젝트에서는 응용기술 개발에 전력할 계획”이라며 “상담과 법률, 특허 등 전문지식의 질의응답(Q&A) 솔루션의 세계적 성능 달성을 목표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3단계 마지막 프로젝트에는 오는 2022년까지 영어로 기술된 전문지식에 대해서도 질의응답이 가능한 한국어ㆍ영어 전문지식 Q&A 솔루션을 개발한다. 아울러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 활용 될 수 있는 지능형 로봇 Q&A, 웨어러블 Q&A 등의 솔루션도 개발할 예정이다.

퀴즈대결에 참여한 이정민양은 “엑소브레인의 뛰어난 능력에 놀라웠고 문제에 답하는 뛰어난 능력과 흔들림 없이 일정한 페이스대로 유지되는 실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엑소브레인 프로젝트의 총괄책임을 맡고 있는 박상규 ETRI 박사는 “지금까지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오는 2022년까지 7년동안 연구개발에 매진하여 인공지능 선진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TRI는 엑소브레인의 우승 상금으로 받은 2000만원은 울산 수해지역 고교에 장학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며, 장학퀴즈 ‘대결! 엑소브레인’은 오는 12월31일, EBS를 통해 저녁 5시45분 방송된다.

대전=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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