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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물가 ‘비상’에 해외원자재도 들먹…인플레 압력 중대 우려
헤럴드경제| 2017-02-05 08:01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가 4년여만에 가장 큰폭으로 오르면서 경기침체 속의 물가상승을 의미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해외 원자재 가격도 들먹여 물가 불안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국제금융센터는 세계 주요국들의 재정확대와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 압력이 증대하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의 파급 영향에 따라 글로벌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하반기 2.1%에서 올해엔 최대 3.6%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고 전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국제금융센터는 작년 상반기 투자위축 등 민간수요 부진에 대응해 미국과 일본, 유로지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장적 재정정책을 시행했다며 재정지출 확대는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맞물려 경제성장을 견인하면서 물가상승을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에는 글로벌 인플레이 ㅜ션율이 전년동기 대비 0.4%포인트 급등하면서 2.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근원인플레이션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흐름이지만 올해에는 한층 더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데, JP모건은 유가 및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올 1분기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2.4%까지 상승하고 이런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글로벌 물가는 원자재가격 상승이 신흥국 소비자물가(CPI)에 파급되는 정도에 따라 달라질 전망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신흥국에서 식료품 및 에너지부문 CPI 상승률이 급등한 것도 원자재가격과 CPI 관계가 정상화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러시아ㆍ브라질 등 원자재 수출국의 경우 지난해 1분기부터 시작된 유가반등으로 통화가치가 크게 상승하면서 근원 인플레이션율은 예상보다 큰 폭 하락했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총물가(소비자물가)에서 계절적 변동이 큰 식품과 유류 등을 제외한 지표다.

JP모건은 원자재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파급되는 정도를 기준으로 올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총물가) 전망을 크게 3가지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파급효과가 미미할 경우 연말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1.7%에 그칠 것이며, 지난해 11월과 12월과 같이 원자재가격 상승이 소매물가 급등으로 이어질 경우 연말에는 3.6%로 예상됐다. 파급효과가 중간 정도일 경우 2.7%로 전망됐다.

미국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2009년 6월부터 시작된 경기확장 국면이 현재까지 92개월째 지속되며 대공황 이후 네번째로 장기화되고 있어 일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가파른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주요 선진국 가운데 미국의 근원 인플레이션이 가장 높은 수준이며,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본격 실행되면 글로벌 경쟁력 약화에 따른 임금상승, 수입물가 상승 등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물가 급등 우려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적정 규모의 재정지출 확대는 오히려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물가가 오르는 ‘리플레이션’을 강화하고 경기 변동성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으며, 과거 사례에서도 낮은 실업률 하에서 물가급등은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에 비해 경기부양 규모가 예상보다 크고 재정정책의 타이밍이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물가상승 압력이 증대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글로벌 물가 동향과 영향에 대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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