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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슈퍼리치 100]③ “비상장사 주식만 3조원…” 숨은 주식부호 12인
뉴스종합| 2017-02-14 09:59
[SUPERICH=홍승완ㆍ윤현종ㆍ민상식ㆍ이세진 기자] 이번 집계에서는 유독 눈에 띄는 부호들이 몇있다. 바로 자산의 거의 대부분을 비상장 주식으로 가지고 있는 ‘비상장 부호들’이다. 국민 모두가 알만한 회사의 주인이면서도, 그간 각종 집계에서는 빠져있던 인물들이다. 상장사 주식은 단 한주도 가지고 있지않지만, 비상장사 지분만 수조원대에 달하는 인물들도 적지 않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은 금융감독원 공시와 법인등기부 등을 분석해 국내 부호들의 상장ㆍ비상장 주식자산을 모두 포함한 ‘한국 100대 부호’ 순위를 집계했다. 10대 내외 재벌 오너일가에 대해서는 부동산 자산규모까지 추가했다. 비상장사 주식 가치는 계열사간 거래과정에서 드러난 장부가액, 오너일가의 취득액, 자본총계, 자본금 등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추정했다. 그 결과, 제도권 언론에서 집계해 오던 상장사 주식부호 순위와는 확연한 차이가 드러났다.

공히 알려진 바대로, 비상장사는 상장사에 비해 공시의무가 훨씬 적다. 게다가 상장하게 되면 ‘밸류에이션’이 새롭게 이뤄지기 때문에 향후에 기업가치가 크게 뛸 여지가 있다. 그점에서 집계된 이들 비상장 부호의 자산규모는 그야말로 ‘최소한’이다.

▶ “상장사 주식 0” 비상장사 주식만 가진 부호들= ‘한국 100대 부호’ 톱 10위권에도 비상장사 주식부호가 3명이나 포함돼 있다. 수조원대 자산가인 이들은 보유 자산의 ‘백프로’가 비상장사 주식이다. 이들이 ‘오너’로 있는 이 회사들은 기업가치가 상장을 하고도 남을 만큼 완숙한 기업들이지만 여러 이유로 비상장 기업에 머물러 있다. 오너가의 지배권 약화 위기나 자금 조달 문제 등에 봉착해서다. 


비상장사 주식부호 가운데 첫 번째 주인공은 박현주(59) 미래에셋그룹 회장이다. 전체 순위에서는 6위를 차지했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에 처음으로 뮤추얼펀드를 도입해 간접투자 열풍을 만든 인물이다.

박 회장의 개인자산은 미래에셋자산운용ㆍ미래에셋컨설팅ㆍ미래에셋캐피탈 등 주식으로 이뤄져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분 60.19%, 미래에셋컨설팅 지분 48.63%,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34.32%가 모두 박 회장의 소유다. 이들 지분율과 연결감사보고서 상의 자본총계로 추산한 박 회장의 비상장사 주식자산은 최소 3조6407억원에 달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자산 상세페이지 캡처

▷슈퍼리치 한국 100대 부호 링크(링크가기)

신창재(64) 교보생명 회장이 바로 뒤를 잇는다. 국내 부호 7위에 올라 있는 신 회장의 주식자산 포트폴리오는 더없이 단출하다. 교보생명 주식 692만5474주(33.78%)만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2015년 연결 자본총계로 추산한 그의 주식자산은 2조7706억원이다.

반면 부영그룹 이중근(76) 회장의 주식 종목은 여덟 개나 된다. 부영ㆍ광영토건ㆍ남양개발대화도시가스ㆍ동광주택산업ㆍ남광건설산업ㆍ부영대부파이낸스ㆍ부강주택관리 등 비상장사 보유 지분 추정액은 최소 2조6608억원에 이른다. 전체 순위에서는 8위를 차지했다.

장평순(66) 교원그룹 회장은 비상장사 주식으로만 23위에 올랐다. 교원ㆍ교원구몬 등 두개 비상장사 주식 자산은 최소 1조2372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서정진(60) 셀트리온 회장(9262억원ㆍ33위), 박성수(64) 이랜드그룹 회장(9166억원ㆍ34위), 권혁빈(43) 스마일게이트그룹 회장(8906억원ㆍ38위)이 50위권에 든 비상장사 주식부호였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회장

특히 권혁빈 회장의 경우 지난해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2016년 세계 억만장자’ 명단에 한국 최고 비상장사 부호로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가 집계한 그의 자산은 37억달러(4조2605억원). 슈퍼리치팀이 집계한 그의 자산 8900억여원과 큰 차이가 있다. 지분율과 자본총계를 바탕으로 ‘최대한 보수적으로’ 집계한 슈퍼리치 순위와 달리, 포브스는 권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사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시장에 상장되었을 경우의 밸류에이션이나 이들이 보유한 세계적인 게임 크로스파이어(Crossfire)의 지적재산권 가치 등을 포괄적으로 추산한 까닭이다.

▶ 상장사 주식에, 비상장사 주식 더하니 “순위 껑충”= 상장사 주식을 전혀 보유하지 않은 부호들과 달리, 원래 갖고 있던 상장사 주식가치에 비상장사 주식을 더해보니 엄청난 순위 상승을 보인 부호들도 있다.

김범수(51) 카카오 의장은 상장사인 카카오 보통주 1255만4461주(18.55%)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여기에 그가 100%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사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주식 14/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카카오 주식만으로 1조683억원, 그리고 케이큐브홀딩스 지분 추정가치 9020억원을 더한 그의 총 자산은 1조9838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내 13번째 부호이며, 이 또한 매우 보수적인 추산치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2012년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호진(55) 전 태광그룹 회장 또한 상장사인 대한화섬(15.39%)ㆍ태광산업(15.81%) 주식자산 2012억 이외의 1조2190억원 가량의 자산이 비상장사 주식으로부터 나왔다. 구본능(68) 희성그룹 회장도 전체 자산 9522억원의 절반이 넘는 5451억원이 희성전자ㆍ희성금속ㆍ희성정밀 등 6개 비상장사에서 나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34) 한화큐셀 전무 또한 비상장사 자산의 비율이 높은 부호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상장사인 한화 보통주와 우선주 주식가치는 1357억원, 비상장사인 한화에스엔씨 지분 50%으로 추정한 자산가치는 3687억원이다. 상장사 지분만으로는 부호 가운데 145위에 머물렀으나 비상장사를 더하자 59위로 큰 ‘점프’를 했다. 그가 50% 지분을 보유한 한화에스엔씨는 한화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하는 계열사로 꼽힌다. 김승연 회장의 후계자가 될 것으로 점쳐지는 인물이기도 하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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