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물러나라” vs “인신공격” 부산비엔날레 내홍 격화
라이프| 2017-02-21 10:03
내달 차기 위원장 선임 앞두고 파장 불가피
폭로-반박 양측 날선 공방…법적 대응 검토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부산비엔날레를 준비하면서 보아온 일들은 제 상식을 넘어서는 것…임동락 위원장 사퇴하라” (윤재갑)

“근거 없이 행사 문제 비난…명예훼손, 협박 등에 관해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임동락)

 
2016년 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을 맡았던 윤재갑 큐레이터. [자료=헤럴드경제DB]

부산비엔날레가 차기 집행위원장 선임을 앞두고 내홍에 빠졌다. ‘2016 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을 맡았던 윤재갑 큐레이터(중국하오아트 뮤지엄 관장)가 임동락 현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20일 언론에 배포하면서다. 임동락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 역시 반박 보도자료를 같은날 배포하는 등 반발하고 나서 양측의 공방이 예상된다. 더구나 임동락 위원장은 28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고, 내달 정기총회에선 차기 위원장이 선임된다. ‘성공적’이라 평가받는 2016년 부산비엔날레 성과에 임 위원장의 연임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윤재갑 큐레이터는 “임 위원장의 인격적 비하와 폭언이 일상적으로 이뤄졌다”며 “임 위원장이 사무국 직원들에게 폭언을 일삼은 탓에 비엔날레 개막을 전후해 직원 2명이 사퇴하기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동락 위원장이 사무실 내에서 폭언을 일삼았다”며 “사무국에서 10년 이상 근무했고 가장 경험이 많은 핵심적인 직원 2명(전시 1팀장과 전시 2팀장)이, 한 명은 비엔날레 오픈 3개월 전에, 한 명은 오픈하자마자 사표를 던지고 나가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2016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 임동락 [사진제공=부산비엔날레]

이에 대해 임동락 위원장은 “직원들의 사직은 본인들이 원해서 한 것이지 내부적인 인신공격, 인격적 비하와 폭언이 일상화 된 사실은 없다”며 “한 명은 2016년 초부터 이직을 준비하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외국어 및 업무역량 부족으로 스스로 물러났다”고 해명했다.

윤 큐레이터는 부산시가 비엔날레 지원하기 위해 편성한 예비비 9억원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했다. “비엔날레를 도울 목적으로 부산시에서 편성한 9억원의 예비비가 조각 프로젝트로 모두 흘러들어갔다”며 “정작 비엔날레를 위해서는 10원 한 푼 쓰지 못했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예비비 9억원은 비엔날레가 아닌 수영강변문화 예술 환경 조상사업을 위한 것”이라며 “2016부산비엔날레 행사 사업비로 사용할 수 없는 예산”이라고 맞섰다.

윤 큐레이터는 “작가와 작품 선정과정도 불투명했다”며 “임동락 위원장은 이미 거래가 거의 끊기고 작품 가격도 1억원 정도에 불과한 프랑스 작고작가 작품을 백남준보다 유명하다거나 100억이 넘는다고 언론플레이를 했다. 그 작품은 작품가격보다 제작비와 설치비가 더 많이 드는, 한마디로 깡통작품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윤 큐레이터는 임 위원장이 집행하는 조형물 사업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임동락 위원장은 부산의 대표적인 조형물 작가로, 비엔날레 집행위원장 신분으로 또 비엔날레 이름으로 추진하는 조형물 산업은 부산 비엔날레 공정성과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임 위원장은 “수영강변 문화예술 환경 조상사업 진행중으로 작가 추천위원회, 선정 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 진행중으로 아직 작품 선정이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깡통작품’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니콜라스 쉐퍼는 프랑스 대표 작가중 한사람으로 프랑스 정부로 부터 인정받는 사람”이라며 “개인적 견해만으로 판단하여 깡통작품이라고 비하하는 발언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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