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롯데, 사드 딜레마 ②] 롯데그룹 8조 중국사업 ‘빨간불’ 켜졌다
뉴스종합| 2017-02-27 17:47
-결국 사드배치 가시화
-24개 계열사거느린 롯데그룹
-중국 내 매출액은 8조원 수준
-중국 정부 보복시 영향받을 것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이제 주사위는 중국에 넘어갔다. 27일 롯데상사 이사회가 경북 성주군 초전면롯데스카이힐성주CC(성주골프장)와 남양주 군용부지를 교환하는 데 합의함에 따라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가 가시화됐다.

이에 중국정부의 대(對) 롯데그룹 사드보복도 초 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롯데그룹은 대 중국 매출액이 8조원 가량,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본점은 3조가량 되는 수익 중 2조6000억원 정도가 요우커(遊客ㆍ중국인 관광객)에게서 나온다. 중국정부가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본격적인 제재에 들어갈 경우 사업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성주 롯데 스카이힐 CC 코스 사진. [사진=롯데 스카이힐CC 홈페이지 갈무리]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많은 사업을 펼치고 있는 롯데그룹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사평을 통해 “롯데가 입장을 바꿀 수 없다면 중국을 떠나야 한다”며 “롯데의 면세점 수입을 비롯한 영업 전망이 점점 나빠질 것”이라고 어둡게 전망했다. 환구시보는 거듭 “롯데그룹이 사드부지를 제공할 경우 중국 사업이 크게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롯데그룹을 압박해왔던 매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롯데그룹이) 지역 관계를 격화시킬 수 있는 불장난을 하고 있다”면서 부정적인 여론을 더했다. 중국 누리꾼들도 웨이보와 바이두 등 SNS를 통해 “롯데의 선택에 대해 불매운동을 해야한다”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말을 아끼고 있다. 아울러 중국 현지 지사와 사업부에는 사드부지 제공과 관련한 언급에 대해선 ‘정부의 안보적 요청에 따른 사안으로 기업이 주도한 일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거듭 전달하기로 지시를 내린 상황이다. 그럼에도 중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롯데그룹에는 다방면의 피해가 불보듯 뻔하다.

롯데는 지난 90년대부터 꾸준하게 중국사업을 진행해 왔다. 현재 24개 계열사가 중국에서 사업 중이고, 현지에 모두 2만여 명에 이르는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따.

유통의 경우 아직 중국 내 약 120개 점포(백화점 5개ㆍ대형마트 99개ㆍ슈퍼 16개)가 영업중이다. 롯데시네마도 현재 12개 점, 90여 개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고, 롯데제과ㆍ롯데칠성ㆍ롯데케미칼ㆍ롯데알미늄 등도 모두 중국 내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이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 청두(成都)에 연면적 57만㎡ 규모의 복합상업단지 ’롯데월드 청두‘를 짓고 있고, 선양(瀋陽)에서도 테마파크(롯데월드 선양)·쇼핑몰·호텔·아파트 등을 모아 ’롯데타운‘을 건설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최근 중국정부는 롯데그룹의 중국내 사업장에 대한 불시 세무조사 및 소방 및 위생점검과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건조한 겨울철이면 중국 정부는 주기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하지만, 이번에는 ‘불시’에 검문이 이뤄져서 ‘사드 배치’의 영향을 받았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재 국방부는 이르면 28일 롯데그룹과 부지교환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교환 계약은 국방부가 성주골프장을 받는 대신 이 가치에 해당하는만큼의 남양주 군용지를 떼어 롯데 측에 넘기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성주골프장의 가치는 현재 1000억원을 넘지 않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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