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닭이 뭐길래 ②] 브라질發 썩은 닭 한방에…치킨시장 일대 교란
뉴스종합| 2017-03-24 08:33
-AIㆍ가격인상 논란에 이은 삼중고
-국내 수입 닭고기 중 브라질산 83%
-소비자 불안에 브라질산 닭 판매중단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정유년 맞이라면 너무 혹독할 정도다. 치킨업계가 올초부터 바람잘 날 없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이어진 사상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치킨업계는 몸살을 앓았다. 곧이어 치킨 가격 인상 이슈로 원성을 사더니, 이번에는 브라질발(發) 부패 닭고기 파문으로 시장이 교란되고 있다. 

브라질 육계 가공 현장. [사진=national geographic]

우리나라 닭고기 수입물량은 2016년 기준으로 10만7399t이며, 이 중에서 브라질산은 전체의 83%인 8만8995t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0일 문제의 닭고기가 국내에 수입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은 선뜻 믿지 못하고 있다.

치킨업계는 패닉상태에 빠졌다. 국산보다 30%가량 저렴한 브라질산 닭고기는 순살치킨이나 햄버거 패티, 통조림에 주로 써왔다. 그러나 이번 파문으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업체들은 즉각 해명과 대응에 나섰다.

먼저 BBQ, 교촌치킨, BHC 등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브라질 닭고기 논란과 관련해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순살치킨을 비롯한 모든 치킨에 국내산 닭만을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브라질산을 사용해오던 맘스터치는 ‘순살조청치킨’ ‘케이준강정’ ‘강정콤보’ 등 세 가지 메뉴의 판매를 중단했다. 이들 메뉴는 논란이 된 브라질 가공업체 BRF로부터 닭고기를 들여와 만들어왔다. 지금까지 들어온 제품은 ‘썩은 닭고기’가 아닌 안전한 재료지만 BRF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커지자 제품 판매를 멈췄다.

KFC는 23일 전국 모든 매장에서 ‘치킨 불고기 버거’를 국내산 닭으로 100% 전량 교체한다고 밝혔다. KFC는 그동안 치킨 불고기 버거 패티를 국내산과 브라질산 닭고기를 섞어 만들었지만, 이번 일로 닭고기 패티를 100% 국내산 닭으로만 만들어 판매하기로 했다.

영세 치킨전문점은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동네 주점이나 치킨집을 방문하는 손님 중에는 닭 원산지가 브라질산인 것을 확인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분위기다. 서울 서계동에서 브라질산 닭고기로 순살치킨을 판매하던 한 치킨집 주인 A씨는 “매출이 평소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고 호소했다.

닭고기 가공 제품을 사용하는 식품업계도 불똥이 튀었다. 문제가 된 작업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아니지만, 일부 제품에 BRF 제품을 포함한 브라질산 닭고기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고메 순살 크리스피’ 생산을 중단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작업장에서 가공한 닭고기로 만든 제품은 아니며 안전점검결과 아무 문제는 없으나 소비자 불안 해소 차원에서 즉각 생산을 중단한 것”이라며 “향후 닭고기 수입처를 동남아 국가 등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마니커에프앤지 역시 브라질 BRF에서 수입한 닭고기로 만든 ‘순살치킨가라아게’ 생산을 22일부터 중단하고, 100% 국내산 닭고기가 사용된 ‘리얼치킨 통살 가라아게’ 제품으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마니커 관계자는 “순살치킨가라아게의 경우 특정 할인매장에만 납품되던 제품인데, 이를 전부 철수시키고 제품을 교체했다”며 “국산 닭고기 원료 가격이 브라질산보다 2배가량 비싸 가격 차이는 다소 있을 것”이라고 했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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