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은 대한민국 ‘상사’다 ④] “우리 유자차가 해외서 이렇게 잘팔릴줄 몰랐어요”
뉴스종합| 2017-03-29 09:31
-유자차 생산업체서 수출역군 되기까지
-이재근 서광 대표가 말하는 숨은 이야기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2015년 10월께 이마트 본사 관계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마트 관계자는 “서광F&B(이하 서광)가 노브랜드를 통해 전국에 공급하고 있는 유자차를 수출하고 싶으니 유자차 완제품을 십여 박스만 보내달라”고 요청해왔다.

처음 이야기를 들은 이재근 서광 대표는 “긴가민가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유통업체가 수출이라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당시 서광은 고흥에 소재한 작은 지역 B2B 업체. 유자나 레몬ㆍ자몽 등의 원료를 직접 수급해 당절임 ‘반제품’으로 판매해왔다. 그런데 완제품 수출이라니, 이 대표는 “꿈만 같았다”고 했다.

서광이 이마트를 통해 해외에서 판매하고 있는 유자차 제품.

이랬던 서광은 지난해 해외에서만 유자차로 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서광이 지난해 한국 이마트에서 올린 매출이 22억원, 그 20%에 달하는 매출을 해외에서 벌여들였다. 현재 서광은 중국에서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다양한 국가로 시장을 넓히며 더 큰 성장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성공의 공로를 이마트의 해외사업전략팀에 돌린다. 이 대표와 해외사업전략팀이 합심하며 해외시장을 철저하게 노크해가면서 거둔 성과였다.

중국에 진출할 당시 현지 바이어들은 유자차가 뭔지도 알지 못했다. 수출을 담당했던 문경희 이마트 해외사업전략팀 부장이 현지에서 여러 업체 바이어를 만나면서 유자차를 소개했다. 그리고 현지 온라인 사이트인 넷이즈의 카올라 닷컴을 통해 서광이 생산한 유자차를 ‘노브랜드 유자차’란 브랜드로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현지에서는 약재로만 쓰였던 유자를 당절임차로 만들어 팔자 중국에서는 호기심에 상품을 구입해 먹는 소비자가 늘어갔다. 이후 입소문을 타고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봄까지만 해도 중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선에는 유자차 400박스 분량만이 담겼지만, 지난해 6월부터는 한 컨테이너 전체를 유자차로 가득 채워 나가기 시작했다.

서광은 이마트의 완제품을 생산하면서 공장을 아예 새롭게 세팅한다는 생각으로 20억원을 투자해 부지 650평 규모로 공장을 새롭게 탈바꿈시켰다.

이 대표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수출은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며 이마트에 감사함을 표했다. 중소기업이 수출을 위해선 외국어가 가능한 인력도 채용해야 한다. 하지만 지방 소도시에 위치한 기업이 이런 인프라를 갖추기란 어려운 실정이다. 이마트의 손을 거쳤기에 유자차가 현지로 판매될 수 있었다.

이제 이 대표는 중국을 넘어 베트남과 몽골로의 판매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상품을 판매하며 이마트와 함께 서광의 이름을 아시아 전체로 전파하겠단 포부도 세웠다. 이 대표의 해외진출 길의 한손에는 정성들여 만든 유자차가, 다른 한손에는 수출을 도와줬던 이마트의 손이 잡혀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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