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일반
美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후… 수혜업종이라던 화학ㆍ철강 등 업종 성적표는
뉴스종합| 2017-03-30 08:20
- 트럼프노믹스 수혜업종 거론되던 철강, 기계, 은행 등 업종지수 하락
- 화학 등은 코스피 상승률 하회
- 일부 업종, 트럼프 정책변화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것은 아냐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지 2달 여가 지났다. 기대를 모으며 국내 증시에서 ‘트럼프노믹스’(Trumpnomics)의 수혜업종들로 꼽혔던 업종들의 성적표는 어떠할까. 미국 증시와 함께 동반상승한다던 업종별 ‘트럼프 랠리’는 과연 있었을까.

30일 헤럴드경제가 지난 1월 20일 이후 현재(29일 종가)까지 트럼프노믹스의 수혜업종으로 거론된 에너지, 화학, 철강, 기계, 금융(은행, 증권, 보험) 통신 등 코스피(KOSPI) 시장 각 업종지수를 비교한 결과 코스피 지수 수익률을 하회한 것들이 대다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 대통령이 인프라 투자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관련 수혜업종으로 꼽힌 것은 철강, 기계 등이었다.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 관련 제품들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코스피 철강금속 업종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2.58% 하락했으며 기계업종 역시 2.45% 뒷걸음질쳤다.

석유자원 등 화석연료 개발 확대를 천명한 까닭에 유가하락으로 인한 화학업종의 수혜도 예상됐다. 그러나 화학업종 지수는 0.42% 상승하는데 그쳐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4.91%를 하회했다.

이밖에에 금융업종(은행, 증권, 보험, 금융)의 강세도 예상됐으나 은행업종 지수는 오히려 마이너스(-)1.87%의 하락을 나타냈고 보험업의 낙폭은 이보다 더 큰 -3.09%를 기록했다. 금융업종 지수도 2.24% 오르긴 했으나 코스피 상승률보다는 낮았다. 증권업종 지수만이 7.64% 상승하면서 금융업종의 낙폭을 줄였다.

다만 트럼프 정권 출범 이후 내수방어주로 꼽히며 수혜업종으로 거론된 통신업종은 업종지수 중 가장 높은 14.42% 상승했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어려워질 수 있다던 IT(정보기술) 업종은 올랐다. 전기전자 업종 지수는 이 기간동안 11.78% 올랐다.

[표=코스콤]

이는 업종 내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의 상승이 가져온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상관없이 실적개선과 신제품(갤럭시S8)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업종지수가 반드시 트럼프 정부 정책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원자재 가격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한국은행의 금리상승 압박 등 시장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다른 요인이나 변수들에 의해서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반드시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세체계 개편과 인프라투자와 같은 트럼프노믹스가 미국 기업과 미국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러나 다른 나라 기업과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인지는 각국의 사정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 과정에서 글로벌 주식시장의 동조화도 약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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