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편의점의 비밀 ②] 소리없이 강한 편의점계 ‘청개구리’ 미니스톱
뉴스종합| 2017-03-30 10:00
-30평 원칙…더딘 점포 확장세
-PB제품 ↓ 품질 우수 고객사 상품 ↑
-‘양보다 질’로 가늘고 길게 간다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편의점 시장에서 ‘미니스톱’이 나홀로 외길을 걷고 있다. ‘양보단 질’ 원칙을 고수하며 미니스톱은 느린 성장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미니스톱이 고수하는 원칙은 ‘30평’ 원칙이다. 편의점은 기본적으로 ‘목’ 장사다. 편의점 내 공간이 협소하더라도 유동인구가 많고, 실질 구매고객인 많은 위치면 어떤 브랜드의 편의점이든 들어서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미니스톱은 아무리 지리적 위치가 좋은 곳이라도 최소 30평의 공간이 확보되지 않으면 출점하지 않는다. 미니스톱은 일본의 본사 정책에 따라 튀김요리와 같은 패스트푸드를 판매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어 매장 평수가 최소 30평이 돼야 출점한다. 

[사진설명=편의점 미니스톱은 지리적 위치가 좋더라도 30평의 공간이 확보되지 않으면 출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일본 본사의 경우 40평이지만 한국 미니스톱은 지리적 특성상 30평 원칙을 고수하고 있고, 수도권의 경우 유동적으로 25평까지 출점을 허용하고 있다”며 “간단한 식사도 편히 앉아 할 수 없는 곳은 담배 가게지, 진정한 의미의 편의점이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즐길 수 있는 먹을거리가 증가하고 1인 가구가 늘어나는 등의 현 추세가 향후 ‘넓고 쾌적한’ 편의점으로의 발전 방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30평 원칙 외에도 미니스톱의 출점은 까다롭다. 도시락ㆍ가공식품 판매 위주인 다른 편의점들과는 달리 패스트푸드를 비롯한 즉석식품과 소프트아이스크림 등의 판매는 미니스톱만의 특징이다. 따라서 입지 선정에 있어서도 본사와 가맹점이 서로 협의하며 신중하게 접근한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편의점 사업은 본사보단 가맹점 수익 위주의 사업이어야 한다”며 “출점 조건이 까다로우면 낮은 수익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미니스톱만의 강점인 푸드류를 판매하면서 충족되는 이익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본사야 간판을 빌려주는 것이지만 가맹점이 잘되지 않으면 의미없는 사업이라 출점 조건이 까다롭긴 하지만 (최대한의 수익을 위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점 조건이 까다롭다 보니 점포 확장세는 더디다. 현재 전국의 미니스톱의 점포수는 2346개로 지난 2013년 1913개, 2014년 2002개 이어 2015년 2200개로 매년 서서히 늘고 있다. 공격적으로 점포 수를 확장하는 다른 편의점 업계와는 차별되는 지점이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미니스톱은 점포수로 경쟁할 생각이 없다”며 “우리가 노리는 건 양적 성장이 아닌 느리더라도 질적으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설명=미니스톱에서 주력으로 판매하는 즉석식품.]

미니스톱의 제품 구성도 독특하다. 타 업계에서 적극 나서고 있는 도시락 제품에 대해 적극적으로 마케팅하지 않으며, 자체 상품인 PB 제품에도 소극적이다. 공식적인 PB 패스트푸드가 있지만 따로 PB 마크는 붙이지 않는다. PB상품을 주력으로 갖고가는 전략은 ‘품질’보다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전략으로 미니스톱의 전략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미니스톱 측의 설명이다.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려면 가성비가 아닌 품질로서 인정 받아야하는데 값싼 PB제품으로 고객들이 실망하면 오히려 장기적으로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소 제약은 있지만 자체 콘셉트를 유지하고, 점포당 매출이 높은 내실 있는 확장을 추구한다는 것이 미니스톱만의 전략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기준 미니스톱은 편의점 업계에서 점포당 매출 부문 1위를 차지 했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즉석식품, 넓은 공간 등 미니스톱만의 특징적인 경영으로 차별화된 운영방식을 이어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점주와 고객 모두 만족할만한 질적 성장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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