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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vs 태극기, 세대갈등 아니라 '5070 분열'이 원인"
뉴스종합| 2017-04-02 08:35
-민주주의硏 “중도·보수·영남 거주 5070 상당수 촛불 참여”

-“전쟁 공포·산업화 향수’ 일부 태극기 들어…정책적으로 포용해야”

[헤럴드경제] ‘촛불’과 ‘태극기’로 나뉜 광화문 광장은 보혁이나 세대 갈등 때문이 아닌 ‘5070 세대‘의 분열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산하 한국민주주의연구소가 2일 발표한 ’촛불, 태극기, 그리고 5070세대 공감‘ 보고서에 따르면 이른바 ’태극기집회‘로 불리는 친박(친박근혜) 성향 집회 참가자 대다수가 5070세대인 것은 맞지만, 단순한 세대갈등으로 치부하기에는 5070세대 내부의 복잡한 사정이 많다.

보고서는 “세대갈등이라기엔 태극기집회에도 젊은 세대 참여가 일부 있었고, 특히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5070세대가 상당히 많았다”면서 “광장에 ’커밍아웃‘한 5070세대에 주목했다”고 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보고서는 사실상 첫 촛불집회인 2002년 효순·미선이 추모 집회부터 2004년 노무현 탄핵 반대집회,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까지 모두 5070세대 참여가 있었고 항상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고 짚었다.

이전 촛불집회의 경우 5070세대 참가자는 대부분 진보성향의 호남 거주자들이었는데, 최근 촛불집회에는 중도·보수성향이거나 영남에 거주하는 5070세대까지 대거참가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보수의 ’콘크리트 지지층‘마저 깨고 보수언론마저 등을 돌릴 정도로 전대미문의 사건이었고, ’상식‘에서 벗어난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정치에서 상식이란 ’보수와 진보 모두 동의하는 규칙‘이고 나눠서 표현하자면 보수엔 ’법치‘이자 진보엔 ’절차적 민주주의‘인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이를 모두 위배할 만큼 비상식적인 사건이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5070세대마저 촛불을 든 이유를 찾으라면, 그것은 ’상식‘을 어긴 데 대한 ’단죄‘이자 법치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염원”이라고 촌평했다.

그렇다면 ’상식의 회복‘을 염원한 촛불집회에 참가하지 않고 태극기집회로 간 5070세대는 ’비상식적‘으로 집합한 것일까. 보고서는 “그렇다”고 답한다. 보고서는 “촛불집회에 진보뿐 아니라 중도·보수도 참여한 것처럼, 태극기집회도 딱히 보수주의자들의 결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태극기집회 무대 발언에서 “종북좌파로부터 나라를 지키자”며 ’색깔론‘이 전파되는 점에 주목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북한 쟁점과 별 관련이 없음에도 ’색깔론‘이 나온 이유는, 집회 주최 측이 의도적으로 5070세대를 결집하고자 색깔론을 이용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그리고 사안의 사실관계보다는 전쟁 경험이 낳은 ’공포‘나 박정희 시대에 자신이 산업화 역군으로 조국 근대화에 이바지했다는 ’향수‘ 등 감정과 신념에 기대어 살아가는 이들이 주최 측에 동의하며 태극기를 들었다고 보고서는 풀이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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