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차세대 먹거리 ‘바이오시밀러’ 개발 봇물
뉴스종합| 2017-04-11 09:59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관심 높아지는 추세
-현재 식약처 허가한 바이오시밀러 임상시험 승인 건수 22건
-셀트리온ㆍ삼성바이오에피스 필두로 바이오시밀러 개발 활기
-우수한 기술력 가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새 먹거리로 급부상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합성 의약품의 성장이 정체되는 사이 새로운 대안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바이오시밀러 분야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을 필두로 개발 열기라고 할 만큼 가장 적극적인 개발이 이뤄지는 시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류마티스관절염, 유방암, 림프종 등에 사용하는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한 약이다. 여기에 ‘시밀러’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화학합성의약품이 동일한 화학식으로 복제가(제네릭) 가능한 반면 바이오항체의약품은 세포의 배양 조건, 정제 방법 등에 의해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하게 제조하는 것이 불가능해 ‘유사하다(similar)’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임상시험 승인 건수 22건=5일 현재 식약처의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품목은 총22개로 나타났다.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중 가장 많은 판매액을 올리고 있는 애브비의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임상에는 LG화학(LG생명과학), 바이오씨앤디, 한국베링거인겔하임, 한국화이자제약, 산도스 등 5곳이 임상을 진행 중이다. 바이오씨앤디를 제외하고 4개 기업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3상 임상을 진행 중이어서 조만간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이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해 이미 유럽과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는 슈넬생명과학과 한국화이자제약이 임상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해 건강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임상 1상에 돌입했고 역시 셀트리온이 개발에 성공한 맙테라의 바이오시밀러에도 삼성전자(아키젠코리아), 한국화이자제약, 암젠 등이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 한국화이자제약은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한국화이자제약,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삼성바이오에피스, 센투스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ㆍ삼성바이오에피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업체 중 두각=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의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는 셀트리온이다. 세계 최초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를 개발한 셀트리온은 2013년 유럽(EMA) 판매 허가에 이어 2016년 미 FDA의 허가를 획득했다. 유럽에서는 램시마의 점유율이 30%를 돌파하기도 했다. 현재 70여개국에서 승인을 받아 판매되는 램시마는 지난 해 누적 수출핵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이외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와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제 맙테라의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까지 개발에 성공하며 명실상부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선두권에 진입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후발 주자이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2012년 삼성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설립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업력 5년 만에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인 ‘SB4’(북미 제품명 브렌시스, 유럽 제품명 베네팔리)는 2015년 한국 허가를 획득한 뒤 2016년 유럽 허가를 획득해 출시된 상황이다.

또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인 ‘SB2’(미국 제품명 렌플렉시스, 유럽 제품명 플릭사비)도 유럽 출시에 이어 미국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출시한 SB4의 지난 해 유럽 시장에서의 매출액은 1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 밖에도 당뇨병 치료제 란투스 바이오시밀러 ‘SB9’(유럽 제품명 루수두나)의 임상 3상을 완료하고 유럽 허가를 받은 뒤 미국에 허가 신청을 했으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SB5’의 임상3상 완료 후 유럽 허가 신청,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아비스틴 바이오시밀러 ‘SB8’의 임상3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 바이오시밀러에 왜 강점 보이나=보통 바이오시밀러 톱4 업체로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프시, 화이자, 암젠이 꼽힌다. 화이자와 암젠은 의약품 분야에서 오랜 전통과 개발 노하우로 이름을 올린 것이 당연시 여겨지지만 상대적으로 신생기업에 속하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이름을 올린 것에 주목하는 시선이 많다.

이는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대한 발 빠른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된 상황에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진작부터 차세대 먹거리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가능성을 봤고 여기에 집중했던 전략이 먹혀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제약사처럼 신약개발을 위해 오랜 기간 연구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기 힘든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바이오시밀러는 한국 기업들에게 가장 적합한 대안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도 “수 년 전부터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예상된 상황에서 비용 효율적인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이 급증하던 시기 한국 기업들은 미리 시장의 가능성을 직감했고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별, 지역별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공략한 것이 적중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연평균 38%의 높은 성장률을 통해 2025년까지 660억달러 시장을 형성할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한국 바이오의약품 기업들의 역할이 주목을 받고 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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