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고요’ 65억 5000만원 최고가…김환기가 바꾸는 김환기
라이프| 2017-04-13 11:35
K옥션 4월경매서 기록경신

“66억원 없으십니까? 그럼 65억 5000만원에 마무리합니다”

한국 미술품 최고가 기록이 새로 쓰였다.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K옥션에서 열린 4월 경매에서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1913~1974)가 세상을 떠나기 1년전 뉴욕에서 그린 푸른 대형 전면점화 ‘트랭퀄러티(Tranquillityㆍ고요) 5-IV-73 #310’가 65억 5000만원에 현장응찰자에게 낙찰됐다. 

K옥션 4월 경매에서 한국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경신한 김환기 점화 ‘고요 5-IV-73 #310’. [사진제공=K옥션]

이는 지난해 11월 한국 미술품 최고가 기록이자 본인 최고 기록인 63억 2626만원(12-V-70 #172)보다 2억2000여만원 높다. 불과 5개월 만이다.

‘트랭퀄러티(Tranquillityㆍ고요) 5-IV-73 #310’는 경매 전부터 추정가 55억~70억원으로 최고가 기록을 새로 쓸 것이란 기대를 받아왔다.

이 작품은 가로 205㎝, 세로 261㎝의 대작으로, 밤하늘의 은하수를 연상시키는 푸른 점이 캔버스를 가득 채운 가운데, 직사각형 흰색 띠가 화면에 긴장감을 준다.

김환기는 1973년 4월 10일 일기에서 “#310 3분의 2를 끝내다. 마지막 막음은 완전히 말린 다음에 하자. 피카소 옹 떠난 후 이렇게도 적막감이 올까”라고 적었다. 회색톤의 잿빛 점들로 변모하는 1974년 임종 직전의 작품과 비교해 보면 작가의 맑은 생명력과 서정성이 반영된 마지막 작품 중 하나로 여겨져 더욱 귀하게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로써 김환기는 한국 미술품 최고가 1위부터 6위를 차지하게 됐다. 모두 뉴욕시대 전면점화다.

2015년 10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47억2100만원에 낙찰받은 ‘19-Ⅶ-71 #209’(1971)가 시작이었다.

이듬해 4월에 48억 6750만원(‘무제’(1970)), 5월에 45억6240만원(‘무제 3-V-71 #203’), 6월에 54억원(‘무제 27-Ⅶ-72 #228’), 11월에 63억2626만원(‘12-V-70 #172’)을 기록하는 등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는 숨 가쁜 질주를 이어왔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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