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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가려던 ‘K2전차 국산 변속기’ 봉인해제 왜?
뉴스종합| 2017-04-14 08:15
S&T중공업 “전력 국산화 일정 차질에 부담, 원인분석 위한 절차”

[헤럴드경제=윤정희(창원) 기자] K2 전차의 국산 변속기 결함 원인을 정밀분석하기 위해 당초 독일로 보내려 변속장치를 국내 제조 업체가 봉인을 해제하고 정비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월13일 K2 전차의 국산 변속기 내구도시험 도중 변속장치(Range Pack) 내부에서 C1클러치 공급압력이 저하되는 현상이 발견됐고, 원인 규명을 위해 시험이 중단됐다. 이후 국방기술품질원과 제조업체 등은 보다 정확한 원인규명을 위해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독일업체로 변속장치를 보내기로 하고 봉인처리했다.


하지만 국산 변속기 제조업체인 S&T중공업 기술진이 봉인을 해제하고, 원인규명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13일 입장자료를 통해 “K2전차 2차양산을 위한 검사과정에서 독일 ZF사가 납품한 볼트의 균열 발생으로 인한 일부 결함이 발생해 조치 중에 있으며, K2전차의 생산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며 “적법한 절차에 의거 조치 중이다”고 밝혔다.

해당 변속기 제조업체인 S&T중공업은 봉인을 해제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같은 일이 벌어진 이유를 자세히 밝혔다.

업체측은 “그동안 여러 차례의 내구도시험 중단으로 전력 국산화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최소 2~3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독일 변속장치 제작업체의 1차 원인조사 결과만 기다릴 수는 없었다”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던 엔지니어들이 변속장치에 설치된 봉인을 해제한 후 열어보았고, C1클러치 고정용 볼트의 헤드 부위 손상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엔지니어들이 이제까지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볼트 손상에 따른 변속장치 내부의 누유가 압력저하의 원인일 것이라고 기술적으로 확신하고 있었고, 변속장치 제작업체에 책임을 묻고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직접 원인규명을 명확히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던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초 S&T중공업은 독일 변속장치 제작업체에 엔지니어를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해당 변속장치를 독일로 후송해 줄 것을 요구 받았고, 변속기 내부 오일 샘플과 내구도시험 중 변속기 운용 데이터를 받아본 후에야 파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회신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S&T중공업 관계자는 “변속장치가 봉인된 채로 독일로 후송됐다면, 독일 변속장치 제작업체가 봉인을 해제하고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결과적으로 담당 엔지니어들의 기술적 판단으로 C1클러치 압력저하의 원인을 빠른 시일 내에 국내 기술진에 의해 독자적으로 명확하게 밝혀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S&T중공업은 이번 일과 관련된 소속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진상 파악에 나서고 있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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