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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지주사 전환 전격 포기…말못할 사정 많다
뉴스종합| 2017-04-27 11:41
- 총수 부재상황·미전실 해체·여론 등 감안 결정
- 49조 규모 자사주 소각…주가는 장중 사상 최고가

삼성전자가 최근 몇년동안 검토해 오던 지주회사 전환을 전격 포기했다. 사상 초유의 총수 부재 상황에서 전환과정상 여러가지 걸림돌이 돌출됐고, 지주사 전환으로 얻을 만한 이득이 많지않다는데 따른 부담감으로 풀이된다.

지주사 전환을 철회한 배경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사 전환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거론돼온 방편 중 하나다. ▶관련기사 3면

지주사 전환 철회에도 불구, 분기 기준 사상 두번째 호실적과 49조원에 달하는 자사주 소각 방침에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사상 처음으로 장중 220만원선을 돌파했다. 반면 삼성물산과 삼성에스디에스는 동반 급락하는 등 삼성그룹주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사진은 서울 서초사옥 내 홍보관.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투자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해 11월 29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공식화한 바 있다. 이후 삼성전자는 법무법인 광장, 회계법인 KPMG, 골드만삭스 등 외부 자문기관들과 전략, 운영, 재무, 법률, 세제, 회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주회사 전환 여부를 검토해 왔다.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갑작스레 철회한 배경에는 갖가지 악재가 돌출되고 대내외 환경이 급변한 탓이 크다. 최순실 국정농단사태로 인해 이 부회장이 구속되고 미래전략실마저 해체되면서 추진 동력이 사라졌다. 특검 수사 과정에서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삼성의 지배구조 전환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도 부담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강했다.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뒤따를 것으로 봤다.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전반적으로 사업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경영 역량이 분산돼 사업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지주사 전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 개정안 여러건이 추진된다는 점도 악재다.

지주사 전환 철회에는 이 부회장의 강한 의지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주사 전환 철회에 대한 옥중 보고를 받고 별다른 이견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주주가치도 대폭 제고된다.

삼성전자가 총 4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40조원 어치는 이전부터 보유하고 있던 물량이고, 나머지 9조3000억원어치는 올해 새로 매입하는 물량이다. 이전부터 보유 중인 소각 대상 자사주는 보통주 1798만1686주와 우선주 322만9693주다. 전체 발행 주식 수의 13.3%(보통주 12.9%, 우선주 15.9%)에 해당된다.

삼성전자는 “인수·합병(M&A) 등 대규모 거래나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자사주를 계속 보유해 왔다”며 “하지만 최근에 보유 현금이 증가하는 등 안정적인 재무 상황을 고려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보유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시가 40조원을 상회하는 자사주 규모를 고려해 2회에 걸쳐 분할 소각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날 1회차로 보통주 899만여주와 우선주 161만여주를 소각하고, 남은 분량은 내년 중 이사회 결의를 거쳐 소각할 예정이다.

이와는 별개로,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올해 안에 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 12일 1회차로 총 2조4500억원 규모의 보통주 102만주, 우선주25만5000주를 매입해 소각했다.

삼성전자는 28일부터 2회차로 보통주 90만주, 우선주 22만5000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올해 2회차로, 3개월 안에 완료될 예정이다.삼성전자는 또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해 주당 7000원의 1분기 배당을 결의했다.

권도경 기자 /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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