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황금연휴에도 내수는 썰렁...해외여행서만 소비
뉴스종합| 2017-04-28 08:37
4월 최고였던 BSI 5월엔 꺾여
한은 “조업일수 축소 효과만”
여행수지적자 사상최대 예약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4월에는 국내 경기가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수출과 내수 기업을 가리지 않고 체감경기가 모두 좋아졌다. 그런데 5월에는 경기회복세가 다시 꺾일 조짐이다. 휴일이 많아 기업들의 조업일수는 줄어드는 반면, 정작 소비는 내수가 아닌 해외여행에서 대부분 이뤄질 전망이어서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제조업의 4월 업황BSI는 83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보다 4포인트 오른 수준으로, 지난 2012년 5월(83) 이후 가장 높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로,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문제는 5월이다. 제조업의 5월 전망BSI는 전달보다 2포인트 높은 84였지만, 서비스업이 포함된 비제조업은 2포인트 떨어진 78이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ESI)도 5월 전망치가 내려간 효과 때문에 전달보다 0.4포인트 내린 97.6을 기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황금연휴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며 업황이 좋아질 것 같지만, 실제 돈을 쓰는 소비자들은 연휴가 길면 해외로 나가기 때문에 내수에 도움이 안된다”며 “오히려 영업일수 축소 효과 때문에 게임이나 의류, 도소매업 중심으로 전망BSI가 다소 꺾이는 모습이다”라고 분석했다.

여행업계는 내국인의 이번 연휴 해외여행 수요가 작년 대비 싱가포르 2배, 베트남은 2.4배, 일본은 3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일본과 동남아로 가는 항공권 요금은 평소보다 최고 60~70% 이상 올랐지만 표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반면 사드 갈등 여파로 노동절 연휴 한국을 찾는 유커는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내국인 해외 여행객은 2238만명으로 전년(1931만명)보다 15.9% 늘었다. 올해 역시 15~20%가량 해외 여행객이 늘면서 서비스수지 적자폭을 확대시킬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올해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를 300억 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176억 달러)보다 70.5% 폭증한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 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서비스수지 적자를 220억 달러로 예상했지만, 4월 들어 석달여만에 추정치를 대거 높여 잡았다.

한편 4월 BSI는 대기업이 88, 중소기업이 75로 각각 전월보다 3포인트와 4포인트씩 올랐다. 수출기업은 3월보다 4포인트 오른 86, 내수기업도 3포인트 상승한 81로 집계됐다. 기업 규모나 수출ㆍ내수 가릴 것 없이 경기가 나아졌다고 판단하는 기업들이 늘어났던 셈이다.

업종별로는 공기청정기 업체 등이 포함된 전기장비가 10포인트 올랐고, 최근 수출 증가를 이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설비업체 등 기계장비 업종도 8포인트 상승했다. 화학 업종은 석유 정제마진 상승과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3월 보다 4포인트 상승한 104를 기록, 제조업 23개 중 유일하게 기준선인 100을 돌파했다.

서비스업을 포함한 비제조업의 4월 업황BSI도 78로 전월대비 2포인트 올라 2012년 5월(80)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운수업이 3월보다 6포인트를 오른데 이어 건설과 도소매업이 각각 2포인트와 3포인트씩 올랐다.

carrier@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