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대신 여행해 주는 남자]1. 마침내 시작된 지구 여행
HOOC| 2017-05-03 16:42
*[대신 여행해 주는 남자]는 지구별 여행을 떠난 지다원 씨가 독자 여러분의 소원을 직접 받아 수행하고 그와 관련된 여행기를 작성하는 코너입니다.
지구별 여행을 떠난 지다원 씨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20대 청년입니다.
어디론가 떠나는게 좋아 어릴 적부터 곳곳을 돌아다녔습니다. 중학교 때 핸드폰도 없이 달랑 지도 한 장들고 대전에서 의정부까지 도보여행을 했고, 고등학교 때는 한 달 반동안 중국 반 바퀴를 여행했습니다. PC방 야간 알바를 하며 돈을 모아 인도로 배낭여행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보니 자연스럽게 세계 여행이라는 목표를 세우게 됩니다.
그는 육군부사관으로 5년 간 근무하면서 틈틈이 여행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3월 30일, 터키를 시작으로 그토록 고대하던 지구별 여행의 첫발을 내딛게 됩니다.
앞으로 1년이 넘는 기간동안 지다원 씨는 지구 구석구석을 찾아다닐 예정입니다. 혼자서 여행을 떠난 ‘대행남’이 외롭지 않도록 여러분의 많은 사연과 소원을 그에게 보내주세요!
[대행남]의 이야기는 매주 금요일에 만나볼 수 있습니다. 


<마침내 시작된 지구여행>
내가 세계여행을 해야겠다고 다짐한 그 순간이 뚜렷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세계를 꼭 내 두 눈으로 다 담아보겠다는 큰 목표가 있던 것도 아니었다. 그냥 어느 순간 나의 꿈이 되어 있었다.

나에게 여행의 매력은 ‘도전’ 이다. 아침에 눈을 떠서 잠들기 전까지 모든 순간 용기를 내야하고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것들을 향해 도전해야하는 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매력 중 하나다.

매일이 새롭고 도전하는 생활속에서 내가 모르는 사이 단단해지고 성장해있을 나를 기대하며 오늘도 여행에게 “너가 좋아” 를 수줍게 이야기해본다.



지구여행의 첫 여행지는 터키로 정했다. 유럽과 아시아, 모두에 속해있으면서 동서양의 문화가 조화롭게 융화된 곳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때문에 터키를 첫 여행지로 정한 것은 아니다. 사실 세계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 먹었던 그때 처럼 터키를 처음으로 정한 것에 큰 의미는 없다. 



여행을 떠나기 전날밤, 잠이 오지 않았다. 뜬눈으로 밤을 지세웠다.

마침내 다음날이 출국이라는 사실이 잠이 오는 것을 방해했다. 긴 밤 수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갔다. 걱정이 길어지니 불안해졌고 자신감이 사라져갔다. 모든 안좋은 상황들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리고 정신이 들었을땐 공항에 도착해 있었다. 



어디서 언제 어떤 일이 있을지 정확한 계획 없이 떠난 여행이라 당연히 돌아오는 티켓을 있을리 없다. 그런데 돌아오는 티켓이 없으면 보내주기가 어렵다고 한다.

테러가 잦다보니 무비자 국가에서도 투어리스트가 분명한지 돌아가는 티켓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세계평화가 절실한 이유가 한 가지 늘었다)

터키에서 입국거부를 당해도 본인들에게 아무 책임이 없다는 사인을 하고서야 짐을 붙일 수 있었다. 속으론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했다. 가슴 한켠에 자리잡은 두려움이 ‘입국 거부 당하면 자연스레 돌아올 수 있겠구나’라고 읊조리고 있었다.

비행기 좌석이 비즈니스로 변경됐다. 도대체 왜일까 궁금했다. 얼마 전 유나이티드 항공에서 승객을 강제로 내리게 한 소식이 있었다. 불안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밤, 잠을 설쳐서 터키에 도착할때까지 정신을 잃은채로 깊은 잠에 빠졌다.

눈을 떠보니 어느새 터키에 도착했다.

입국심사대에서 순서를 기다렸다. 머릿속에 내가 해야할말을 순서대로 나열했다.

“나는 현금이 많아요.”

“여행자보험 인증서가 있어요.”

“노트북에 세계여행 계획서가 있어요.”

거절당하면 돌아갈 생각이었으나 그래도 많이 준비했다.

내 순서가 되었다. 동공은 심사관의 인중에 고정시키고 보조개가 살짝 보이는 미소를 장착했다.

‘진짜로 돌려보내면 어쩌지?’

‘친구들한테 1년동안 못볼거라고 큰소리치며 떠났는데’

온갖 걱정이 그 짧은 심사시간에 몰아쳤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심장이 나와있는거 같이 너무 크고 분명하게 내귀에 들렸다. 



그는 콧수염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파도타키를 한번 하더니 도장을 쾅쾅 찍어줬다.

그렇게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싶은 당신. 하지만 시간은 마땅치 않고, 여유도 없고. ‘누가 나 대신 여행을 떠나줘서 그곳 사진과 소식을 전해주면 좋겠다’라는 생각하신 적은 없나요? 당신의 사연을 들려주세요. 당신이 가고 싶고, 보고 싶고, 느끼고 싶었던 여행지를 대신 여행해드립니다.>



*사연을 보내주실 분들은 ☞HOOC 페이스북 페이지(클릭)☜나 지다원 인스타그램(@instead_ji)을 통해 남겨주세요.


글=지다원 여행가

정리=손수용 기자

feelgo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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