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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 연예톡톡] ‘미우새’에서 이상민 콘텐츠의 가치
엔터테인먼트| 2017-05-11 11:50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이상민이 SBS ‘미운 우리 새끼’에 나온 이후 계속 화제다.

특히 이상민과 채권자와의 설렁탕집 만남은 지금까지 채권자와 채무자의 미팅중 가장 흐뭇하게 볼 수 있는 인간적 신뢰 관계를 보여주었다.

채권자는 이상민에게 차를 뺏어간 사람인데도 잘 대해준다. 무려 12년간 빚을 갚아나가면서 상호간에 형성된 끈끈한 동지애(?)로 보인다. 해당영상은 방송 후 2일 만에 온라인 포털 및 SNS 조회수 220만뷰를 돌파했다.


이상민이 사업이 부도가 난후 엄마가 걱정할까봐 엄마 집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찜질방에서 한달간 살았다고 해 사람들을 찡하게 만들었다. 그는 “바닥을 찍으니까 세상이 답을 하나씩 주기 시작했다”고 밝혀 경험담이 섞인 ‘진정한 울림’을 전했다.

‘실패의 아이콘‘ 이상민의 ‘미우새’ 투입은 신의 한수다. 그는 한때 음반 제작자로, 또 사업가로 정말 잘나가는 ‘셀럽’이었다. 그런 그가 69억여원의 빚을 진 채 전세값을 아끼려 채권자아파트의 4분의 1을 사용하는 세업자로 살고 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연어 대가리를 값싸게 사서 맛있게 먹는 모습, 라면에 한우를 넣어 먹는 모습 등은 생활의 지혜로도 읽힌다. 공황장애 등 질병때문에 엄청난 양의 약을 먹지만, 결코 어둡지 않았다.

적절하게 허세까지 결들여 ‘슬프지만 웃긴’(웃픈) 모습을 거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유희열이 말한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에 가장 잘 부합하는 사람이 이상민이다.  '궁상민' 이상민의 ‘웃픈’ 모습은 ‘덕후’와 ‘기행(奇行)’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김건모와 ‘키덜트’ 박수홍 콘텐츠에 밸런스를 잡게 해주기도 한다.

우리 사회는 한번 실패하면 재기하기가 쉽지 않다. 진정한 내공은 수많은 실패를 통해 형성되는 것이지만,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에서 실패자가 설 수 있는 땅은 많지 않다.

우리 사회에는 성공자보다는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이 더 많다. 재도전(학교 재수, 취업 재수) 하는 사람은 실패자가 아니다. 그런데도 사회가 실패자로 만들어버린다.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니다.

유희열이나 신동엽, 서장훈은 하나같이 이상민을 “그릇이 큰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상민의 실패와 재기 과정이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 위안을 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도전의식과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빚의 아이콘’ 이상민이 ‘재기의 아이콘’, ‘희망의 아이콘’이 될 때까지 그의 스토리텔링과 콘텐츠는 계속 유효할 것 같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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