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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식당’ 정유미와 나영석 사단의 만남이 어떻게 시너지를 냈을까
엔터테인먼트| 2017-05-13 16:06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정유미는 분량 욕심이 없다. tvN 예능 ‘윤식당’ 영업을 끝내고 다들 선셋 포인트 비치에 모여앉아 결산(?) 멘트를 한다.

윤여정은 딱부러지게 표현을 하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감상적이다. 노을을 보는 게 너무 슬프다고 한다. 자연의 노을은 매일 오지만, 인생의 노을은 한번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정말 슬프다.


이서진도 틱틱거리며 할 일 다하던 이전과는 달리 영업시간에는 매순간 긴장하며 열심히 ‘상무‘역을 수행했다. 이서진은 “긴장이 풀리나봐. 이 섬에 산다면 스쿠버 강사를 1년 정도 하겠다. 세계 각국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인생 경험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유미는 여기서도 별 말이 없이 여행 끝 분위기를 즐겼다. 선글래스가 머리에 끼었던 장면을 보여준 것 외에는 방송에서 별 멘트가 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나영석 사단인 이진주 PD는 정유미를 놓치지 않았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포착했다. 정유미 스타일은 선배인 윤여정이 거의 모든 걸 말해주었다.

윤여정은 후배 정유미에 대해 “나는 급한데, 유미는 침착하다. 유미는 착하고 머릿속으로 ‘아 다음엔 라면이 나가는 거니까 이렇게 하자’ 그러면서 숨 고르기를 하는 친구더라. 이번에 유미에게 배운 것이다”고 말했다.

나영석 사단은 분량 욕심 없는 사람의 캐릭터를 잘 만드는 걸로 유명하다. 이미 손호준때 입증됐다. 버라이어티에서 말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에게 분량을 챙겨주는 센스. 이를 정유미에게 적용한다면, 예능 첫도전의 정유미는 나영석팀과 최고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정유미는 손호준보다는 말은 10배 정도 많이 한다)

정유미는 자신을 돋보이게 하고 분량을 챙기려고 하지 않는다. 어떨 때는 무심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를 영상으로 만들어내는 건 나영석 사단의 특기다. 동물도 자연스러운 ‘놈’에게 분량을 챙겨준다.

나영석 사단은 인위적인 걸 가장 싫어한다. 컨셉을 잡고 연기하는 건 ‘캐릭터라이즈드 쇼’에서나 하던 옛날 방식이다. 리얼리티 예능에서는 말을 별로 하지 않아도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게 훨씬 낫다. 그게 정유미다.

예능의 소통과 관계를 이야기 할때 선배들의 위치는 중요하다. 평론가 정덕현은 윤여정을 보면서 선배의 롤모델이라고 했다. 70세 윤여정이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후배들과 유연한 소통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저렇게 나이 들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후배도 선배에게 소통력을 보여야 한다. 기계적으로 잘 모시는 게 아니다. 그러면 선배에게 인사만 하다가 볼일 다본다. 선배가 마음을 열 수 있게 하는 거다. 이 경지를 정유미에게서 봤다.

정유미는 대선배의 마음을 읽었다. 기능적 보조가 아니라, 세프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보조 역할에 충실했다. 7화에서 음식 준비를 독촉하러 온 이서진에게 “말하면 안돼 아직 오빠”라고 말한 것은 그것을 대변하는 것이다. 정유미는 보조로는 대상감이다.

정유미의 성격은 처음 만나면 가까워지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고 낯을 가리지도 않는다고 한다. 적당한 사교성이라는 말이다.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그의 모습은 나영석 사단을 만나 엄청난 시너지를 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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