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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남을 명승부, 김자영-김해림 4강전
엔터테인먼트| 2017-05-21 13:56
-두산매치 14~20번홀 숨막히는 접전
-패색 짙던 김해림 16,17홀 연속버디
-흐름 넘겨준 김자영 18번홀 2m퍼팅
-19번홀 김해림 1.5m 파퍼트 성공에
-비슷한 거리 김자영 버디 퍼트 실패
-20번홀 침착한 김자영 긴승부 마침표


[헤럴드경제 춘천=함영훈 기자]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김자영2-김해림 준결승전은 두 선수 모두 불굴의 투지와 집중력이 돋보인 명승부였다.

앞서가면 쫓아갔고, 위기에 몰리면 막아내, 끝을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던 승부였다.

흐름을 완전히 빼았기는가 싶었지만 넘겨주지 않은 김자영2의 승리였다.

21일 오전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장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김해림이 먼저 파3 3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앞서가자, 김자영이 5번(파4), 6번홀(파5)에서 보기를 범한 김해림을 잇따라 제압하며 한 홀 차로 리드했다.

리드는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다. 흐름을 빼앗겼다 싶었던 김해림이 8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기록하며 전반 아홉홀을 올스퀘어(AS)로 끝냈다.
김자영 선수

후반들어 10,11,12번홀을 비긴 두선수의 균형은 14번,15번홀을 김자영선수가 가져오면서 완전히 깨지는 듯 했다.

하지만 김해림은 막판에 몰렸으면서도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16,17번홀 연속버디로 균형을 맞췄다.

18, 19, 20번홀에서도 숨막히는 공격과 수비는 이어졌다.

18번홀(파5) 김자영에게 역전패의 위기가 찾아왔다. 김자영의 세번째샷은 포대그린 왼쪽 뒷편으로 멀찍이 떨어져 네번째샷 내리막 퍼팅을 했는데, 볼은 홀을 지나 2m 약간 넘는 지점에 섰다.

이미 김해림의 네번째샷은 이른바 ‘오케이’ 거리에 있는 상황, 많은 사람들이 김해림의 대역전승을 예상하던 순간, 김자영의 퍼터를 떠난 공은 2m의 ‘길고 긴’ 여정 끝에 홀컵 가운데 코스를 따라 컵 안에 정확히 들어가며 ‘땡그랑’ 경쾌한 소리를 냈다. 승부가 연장으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10번홀(파4)에서 진행된 연장전 첫홀에서는 김해림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김자영은 두번째 샷 만에 홀컵 1.5m 지점에 떨구었고, 김해림은 세번째 샷 만에 김자영의 공 반대편 1.5m에 접근하는데 그쳤다.

김해림은 수차례 홀컵 전후좌우를 답사한 뒤 침착하게 파퍼트를 성공시켰고, 이를 지켜보던 김자영의 버디퍼트는 홀컵 왼쪽으로 꺾어지고 말았다.

연장 두번째 11번홀(파4)에서는 김해림이 전홀 성공시킨 1.5m 파퍼트에 실패했고, 김자영은 1m 조금 안되는 파퍼트를 성공해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갤러리들은 두 선수에게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냈다.

승리한 김자영은 미소를 감춘 채 김해림과 포옹한 뒤 토닥였다.

2012년 ‘대세’ 시절, 이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김자영이 준결승전에서 ‘올해의 대세’ 김해림을 따돌리면서 보여준 ‘최강심장’의 면모를 세계적인 ‘침묵의 암살자’(박인비)를 만나서도 발휘될 지 주목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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