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지금이 베트남에 투자할때”
뉴스종합| 2017-06-14 11:19
박준흠 한화자산운용 상무 인터뷰
경제성장 시기 韓·中과 닮은꼴
베트남 年6%대 경제성장률 기대
환율·유동성 측면 투자 유리


"지금이 바로 베트남 투자 적기입니다."

베트남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1억명에 달하는 인구와 풍부한 노동력, 안정적인 경제성장, 현지 정부의 적극적인 외자 유치 등 여러 매력을 뽐내며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로 불리는 베트남에 국내 금융투자업계도 관심을 쏟고 있다.

박준흠 <사진>한화자산운용 솔루션사업본부 아시아에쿼티팀 상무는 13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는 유동성이나 환율 측면에서 유리한 상황”이라며 “미래 성장성을 봤을 때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베트남은 한국과 중국이 경제성장을 막 시작하던 시기와 비슷하다는 평가다.

한국이 올림픽을 개최하기 전 본격적인 성장가도에 들어서기 시작했던 1983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가 2181달러였고,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 개최 전인 2006년 2111달러였다. 지난해 기준 베트남의 1인당 GDP는 2173달러 수준이다.

베트남은 향후 5년 간 연간 6%대의 GDP성장률을 보이며 빠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아세안(ASEAN) 국가들 가운데서도 2번째로 높은 성장률이다.

박준흠 상무는 “베트남은 2000년대 초중반 중국의 경제성장 모델과 유사하다”며 “외국인들이 베트남에 투자하는 FDI(외국인직접투자)나 외인 투자유치를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모습을 보면 투자기회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중국을 보며 학습효과도 있어 리스크는 적절히 피해가며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베트남 투자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베트남이 막 성장하는 국가이고, 많은 기업들이 국가가 소유한 국유기업인 만큼 정책변화와 지원에 민감하다는 점이다. 중국과 같이 1당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정부 정책의 추진이 강력하고 빠르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다.

박 상무는 “베트남의 도시화율은 30% 남짓으로, 도로나 철도, 교통, 건설,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업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또한 대부분 국유기업인 만큼 국가의 도움을 받고 안정적이며, 최근 국가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지분을 민영화하고 정부비중을 줄이는 부분도 투자에 고려되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에 정책시장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정부정책에 따라 수혜업종이 확연하게 드러나는데, 베트남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이같은 수혜업종들의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베트남 증시에 상장된 600여개 종목 가운데 실제 투자가 가능한 100개 정도다. 핵심 개별기업들의 이익성장률은 국가 경제성장률을 훌쩍 뛰어넘고 투자 성과도 높을 것이라는 게 박 상무의 설명이다.

신흥국 시장 투자에 유의할 점은 유동성과 환율이다.

유동성이 낮다면 원하는 시기에 매매가 쉽지 않다. 환율 변동도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이점에 대해 박 상무는 “현재는 유동성이 커지는 상황이며, 베트남 증시의 하루 거래량도 과거 몇백만달러 수준이던 것이 현재는 1억달러까지 증가했다”면서 “환율도 동화(베트남 통화)가 그동안 가치절하되며 역사적 저점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경제성장을 통해 통화가치가 오르면 환차익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베트남은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프런티어시장 지수에 분류돼있는데 최근엔 신흥국 지수 편입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MSCI 신흥국 지수로 편입될 경우 외인 투자자들의 자금유입도 기대돼 유동성 측면의 우려도 해소된다.

박 상무는 “시장이 사고팔기에 편해졌다. 환율이 유리하고 유동성과 국가 펀더멘털이 좋아지고 있으면 베트남은 투자를 할 만한 타이밍에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과거 베트남 투자에는 아픈 기억들이 있다. 10년 전 단기적으로 시장이 과열되며 관련 펀드들의 수익률이 급감했던 것.

그는 “프런티어 시장인 만큼 분명 위험이 높은 시장인 것은 맞다. 10년 전 처음 국내에 베트남펀드가 나왔던 시기엔 워낙 작은 시장에 일시적으로 많은 자금이 유입돼 과열 후유증이 심했다”며 “과거와는 투자타이밍이 다르고 현재는 시가총액도 크게 늘어나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3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 14개 베트남펀드의 연초이후 평균수익률은 8.54%다. 5년 수익률은 평균 85.57%로 높다.
 
문영규 기자/yg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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