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국민의당 제보 조작 관련자, 모두 안철수 영입인사
뉴스종합| 2017-06-27 08:46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국민의당이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폭로했던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특혜 취업 의혹이 허위였다는 사실을 자백함에 따라 국민의당은 공당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특히 대선을 4일 앞둔 5월 5일 상대 후보의 지지율 하락을 겨냥한 거짓 폭로였다는 점에서 ‘새정치’를 내세운 국민의당은 더 이상 설 곳을 잃게 됐다.

이번 논란의 핵심 인사들이 모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직접 영입한 인사라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은 더 커 보인다. 대선 패배 뒤 차기 대통령 선거 출마 의지를 시사한 안 전 대표는 이번 논란을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정치 인생이 걸린 셈이다.

이번 사태는 이유미 국민의당 당원, 이준서 국민의당 전 최고위원이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이유미 국민의당 당원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이준서 국민의당 전 최고위원 [사진=온라인커뮤니티]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국민의당은 5월 준용씨의 미국 파슨스스쿨 동료 증언을 근거로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입사와 관련해 당시 문재인 후보의 개입 의혹을 발표했다”면서 “그러나 제보된 카톡 캡처 화면 및 녹음 파일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본의 아니게 국민 여러분께 허위 사실을 공표하고 혼란을 드려서 공당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정말로 죄송하다”면서 “당사자인 문 대통령과 준용씨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유미 당원으로부터 관련 카톡 캡처 화면 및 녹음 파일을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제보받았고 그 내용의 신빙성을 검토한 바 신빙성이 있다고 확인해 이를 공개했다”면서 “그러나 당시 관련 자료를 제공한 이유미 당원이 직접 조작해 작성한 거짓 자료였다고 어제 고백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이유미 당원은 오늘 오후 검찰 조사가 예정된 상태였다”면서 “이유미 당원과 이 전 최고위원에게 검찰에 출석해 진실을 밝히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즉, 검찰 조사로 사실이 드러나기 바로 전날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모든 사실을 고백한 모습이다. 이유미씨 검찰 조사가 국민의당 전반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위원장이 언급한 이유미 당원과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모두 안철수 전 대표와 직접적 인연이 있는 사람들로서, 안 전 대표 직접 영입 인사로 분류된다.

이유미 당원은 안철서 전 대표의 카이스트 재직 시절 제자였으며, 안철수 ‘청춘콘서트’ 서포터스 활동을 했고, 2012년 대선 기간 안철수의 진심캠프에 참여했다.

전남 여수 출생으로, 고려대를 졸업한 이유미씨는 조명 벤처기업을 3년간 운영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를 도운 이유로 ‘두 아이의 엄마로 아이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을 건강하고 상식적인 세상으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싶어서였다’고 밝힌 바 있다. 안 후보와 함께 한 경험을 토대로 ‘66일 안철수와 함께 한 희망’이란 책을 내기도 했다.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안철수 전 대표가 국민의당 창당 준비 과정에서 첫 영입 인사로 발표된 인물이다.

지난해 1월 15일 안철수 당시 의원은 트위터로 “젊은 IT 창업가들이 마포 당사를 찾아왔다. 이준서 에코준컴퍼니 대표, 허지원 지원인스티튜트 대표”라며 “젊은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하겠다고 한다. 천하의 인재가 다 모이는 국민의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준서 대표는 사회적 기업인 에코준컴퍼니 설립자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2011년 에코준컴퍼니를 설립해 디자인과 실용성을 강조한 친환경 그린디자인 제품들을 출시, 호평받았다.
세계 3대 디자인어워드(독일 레드닷, IF디자인어워드, 미국 IDEA)에서 수상했으며, 2014년에는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로 꼽히는 카림 라시드와 합작벤처계약을 맺기도 했다.

안 의원 측은 이 대표에 대해 “기업의 이익보다 사회 변화를 꿈꾸는 소셜 이노베이터로서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 전직원이 기부를 하는 등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안철수 캠프 측 2030희망위원장직을 맡았고, 이유미 당원은 이준서 전 최고위원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이유미-이준서 라인이 준용씨 동료 증언 조작 의혹의 직접적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는 것. 또한 이준서씨는 당시 이용주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단장에게 이유미씨의 조작 자료를 건넸고, 공명선거추진단 측은 선거 4일 전인 5월 5일 전격적으로 해당 폭로에 나서게 된다.

5월 5일은 안철수 전 후보가 지지율이 지지부진하자 ‘뚜벅이 유세’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직후다.

한편, 박주선 비대위원장이 조작자로 지목한 이유미씨는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지시로 한 일”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그 여파가 이준서-이용주-안철수 라인으로 확산될 거라는 의혹도 확산하고 있다.

이유미씨는 모 위원장 지시에 따라 허위 자료를 만든 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며 당이 보호해 주지 않는다고 억울함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가 언급한 모 위원장은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라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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