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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낮추고 시장 넓혀라“ 전기자전거, ‘보급형 전쟁’ 돌입
뉴스종합| 2017-06-27 09:36
-삼천리자전거, 100만원대 미만 전기자전거 첫 출시
-알톤스포츠는 수리점 확대 등 사후관리시스템 강화
-벨로스타 등 관련부품 업계도 대리점 수 세배 늘려 시장대응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전기자전거 시장에 ‘100만원대 미만 보급형 제품’ 출시 전쟁이 시작됐다. 기존 자전거 업체는 물론 부품 및 키트(kit) 제조사, 유통 대기업까지 여기에 뛰어들었다. 전기자전거도 자전거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한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내년부터 시행되면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의 발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격을 100만원대 아래로 낮춘 보급형 전기자전거가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지난 23일 전기자전거 ‘팬텀 제로(ZERO)’를 98만원에 출시했다. 삼천리자전거가 100만원대 미만의 전기자전거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천리 자전거는 팬텀 제로를 통해 최근 급증하는 ‘스마트 모빌리티(smart mobility)’ 족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삼천리자전거가 지난 23일 98만원에 출시한 전기자전거 ‘팬텀 제로(ZERO)’.]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과거 전기자전거는 중장년층의 이용률이 높았지만, 스마트 모빌리티 열풍이 확산하면서 소비자 연령대가 다양해졌다”며 “합리적인 가격과 긴 주행거리(한번 충전으로 최대 60㎞까지) 등을 앞세워 전기자전거 대중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전거 업계 2위(매출기준) 주자인 알톤스포츠 역시 올해 가격대를 대폭 낮춘 전기자전거 신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수리점 확대 등 사후관리(AS) 시스템 강화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전방 업계(前方)가 발 빠르게 움직이자 시장유행에 민감한 유통 업체와 관련 부품 업계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일반자전거를 전기자전거로 바꿔주는 구동계 키트 ‘센터드라이브’를 생산·판매하는 벨로스타가 대표적인 예다. 벨로스타의 센터드라이브를 이용하면 100만원 안팎의 비용으로 페달·모터 겸용이 가능한 ‘나만의 자전거’를 얻을 수 있다. 벨로스타는 지난해 50곳이던 대리점을 올해 150곳으로 세배 늘려 시장 성장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유통 업계도 속속 독자개발(PB) 상품을 내놓거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국내외 협력사와 함께 개발한 전기자전거 ‘페달렉 히든’을 내놨다. 지난해 10억원대였던 매장 내 전기자전거 매출이 5년 뒤엔 200억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관련 행보에 힘을 실었다.

이 외에 롯데마트는 40만~50만원대의 ‘윤바이크 전기자전거’를 한정수량 판매했고, 홈플러스도 가을시즌에 대비한 상품을 준비 중이다.

업계는 관련 법 개정이 전기자전거 시장에 ‘보급화 열풍’을 불러온 것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전기자전거는 ‘원동기’로 분류돼 면허가 있는 사람만 자동차도로에서 운행할 수 있었다. 개정 자전거법에서는 최대시속 25㎞, 최대중량 30㎏ 미만인 페달보조방식 전기자전거는 모두 자전거로 분류된다. 엄격한 규제와 한정된 주행공간 탓에 구매를 망설이던 소비자들의 ‘진입장벽’이 허물어진 셈이다. 중국산 저가 제품의 국내 유입이 본격화하는 것도 한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부진과 미세먼지 등 환경적 요인으로 1분기 자전거 업계의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대 70~80%까지 줄어든 상태”라며 “전기자전거 시장 선점을 위해 사활을 건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yesyep@heraldcorp.com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의 최근 5분기간 매출·영업이익 추이(단위: 억원)>

▶삼천리자전거

2016년 1분기 417/24, 2016년 2분기 548/73, 2016년 3분기 314/10, 2016년 4분기 148/-49, 2017년 1분기 307/7

▶알톤스포츠

2016년 1분기 140/-14, 2016년 2분기 189/2, 2016년 3분기 120/-16, 2016년 4분기 77/-31, 2017년 1분기 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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