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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맏형’ SK이노도 어닝쇼크…그래도 ‘非정유’ 빛났다
뉴스종합| 2017-07-27 10:09
시장 전망치 10% 이상 하회하는 실적
국제유가 하락에 정유사업 저조했지만
화학ㆍ윤활유 등 비정유 부문은 ‘선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정유업계가 이틀 연속 ‘어닝쇼크’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7일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분기 매출 10조5610억원, 영업이익 42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58%, 전년 동기 대비 62% 급락한 수치다.

비교 대상(2017년 1분기ㆍ2016년 2분기)이 1조원 이상 이익을 낸 역대급 분기였던 만큼 2분기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부진해 보이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어닝쇼크인 것만은 변함없다.

최근 한 달 동안 나온 증권사들의 컨센서스 평균(5300억원)은 물론 가장 보수적인 전망치(4700억원)와 비교해도 10% 이상 하회하는 저조한 실적이기 때문이다.

전날 에쓰오일(S-OIL)이 컨센서스 대비 30% 이상 낮은 영업이익을 내놓은 데 이어 이날 SK이노베이션마저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내놓으면서 정유업계의 2분기 성적표는 초라하게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유회사들의 이같은 저조한 실적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시차 효과(lagging effect)가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원유 가격이 하락세에 있으면 상대적으로 비싸게 들여온 원유를 석유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시점에 가격이 낮아져 정제마진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정유사 탱크에 쌓아둔 원유의 가치가 하락하는 ‘재고평가 손실’도 악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SK이노베이션은 희망을 보고 있다. 비(非)정유 부문이 약진하며 정유 부문의 부진을 상당 부분 상쇄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정유부문 영업이익은 125억원에 불과했지만 화학과 윤활유 사업 부문은 합계 4539억원을 벌어들였다. 2분기는 사실상 화학과 윤활유 사업으로만 돈을 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유가 하락 등 외부 변수에 흔들려 적자를 내기도 했던 이전과 비교하면 포트폴리오 진화 덕에 비교적 선방했다”며 “하반기 유가 전망이 안정적임을 고려하면 연간 기준으로는 양호한 실적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외부 변수에 의한 변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유가 아닌 화학과 윤활유, 배터리 등 비정유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혁신하는 ‘딥 체인지(Deep Change) 2.0’을 추진중에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2분기 실적을 보면 왜 딥 체인지를 반드시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며 “경쟁의 장을 기존 알래스카에서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아프리카 초원으로 옮겨가기 위해 사업구조 및 수익구조 혁신 등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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