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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하나된 사조동아원, ‘부실 오명’ 턴다
뉴스종합| 2017-07-28 09:37
- 부채비율 779% 318%로 대폭 ↓
- 유기농밀가루, 메밀가루 시장ㆍ사료시장 진출 가속화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사조동아원과 한국제분이 17년 만에 온전한 하나의 기업으로 다시 태어난다. 사조동아원이 한국제분을 흡수합병 하면서 올해 안으로 구조조정은 마무리된다. 회사는 그동안 부각됐던 ‘부실 오명’을 완전히 털어내고,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7일 사조동아원은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한국제분과의 ‘회사 합병 승인의 건’을 가결했다. 합병 일자는 내달 31일로, 오는 9월 19일 신주 상장을 거치면 회사 통합 작업은 마무리된다. 이인우 사조동아원 대표<사진>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명실공히 하나의 회사로 거듭났다”며 “업무는 같이 하면서도 법인을 분리 운영하면서 그동안 발생했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인우 사조동아원 대표

지난 1953년 설립된 조선제분은 사조동아원의 모태이다. 이 회사는 지난 1968년 동아제분으로 상호를 변경했고 2000년 제분업계 라이벌이던 한국제분에 인수됐다. 인수 이후에도 동아제분은 한국제분과 합병되지 않고 별도의 회사로 운영되다가 2009년동아원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지난해 2월 당시 동아원과 한국제분은 현재의 사조그룹에 편입됐다. 그동안 사조동아원과 한국제분은 회계상으로만 분리됐을 뿐, 생산공장(당진) 가동을 비롯한 영업활동을 실질적으로 같이 진행해왔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동아원은 불과 2년전만 하더라도 한국제분 매각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야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악화됐었다. 당시 동아원과 이 회사의 지배회사인 한국제분은 동아원그룹 속했다. 한국제분은 제분사업과 동떨어진 수입차ㆍ와인ㆍ외식업 등을 무리하게 확장한 탓에 2014년말 부채비율이 2000%에 달했다. 동아원은 사업확장 과정에서 자회사나 계열사에 자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서주며 자금 사정이 악화됐다. ‘못 받을 돈’으로 처리하는 대손상각이 발생하며 지속적인 손실을 기록, 2015년 말에는 부채가 779%에 달했다.

결국 동아원은 303억9000만원의 무보증사채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해 2015년 12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고, 사조그룹이 한국제분을 1000억원에 인수하고나서야 자금 사정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사조동아원은 합병이후 재무구조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5년 5200억원에 달했던 사조동아원과 한국제분의 차입금 규모는 올해 말 2500억원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덕분에 779%에 달하던 부채비율도 올해 말 318%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지난달 말까지 순차입금이 305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합병을 통한 업무 통합으로 133억원 가량의 관리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사조동아원 사업계획 [사진=사조동아원 제공]

차입금은 부실 계열사 매각을 통해 마련된다. 특히 과거 사조동아원이 보유 했던 코도(KODO) 지분(93.2%) 매각이 지속될 예정이다. 포도밭과 양조장을 보유하고 있는 코도는 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이다. 지난 5월에 이미 코도에 대한 지분을 매각하며 330억원을 회수했다. 남은 지분(28.66%) 역시 올해 하반기 안으로 매각해 총 530억원 가량을 마련할 예정이다.

합병 이후 사조동아원은 제분업계 신사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특히 2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유기농 밀가루와 메밀가루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현재 사조동아원은 이 부분에서 각각 60%, 40% 가량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밀가루 시장은 점유율 1~2%포인트도 올리기도 힘든 레드오션”이라며 “식빵에 들어가는 유기농 밀가루, 냉면에 들어가는 메밀가루를 통해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에는 사료 부문도 강화된다. 양식 어류 사료 시장(280억원)과 애완동물의 사료 시장(80억원) 진출을 확장하기 위해 사조그룹 계열사들의 습식사료(수분이 30% 이상 함유된 사료)를 통합해 하나의 브랜드로 새롭게 론칭할 계획이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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