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뉴스탐색]여름 태풍보다 무서운 가을 태풍…왜?
뉴스종합| 2017-09-15 09:30
-수온 높은 가을철 태풍 위력 커져
-‘탈림’도 29도 넘는 해역지나며 세력 유지
-태풍 강해지는 가을철 선박 피해 가장 커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올가을 처음으로 국내에 영향을 미치는 제18호 태풍 ‘탈림(TALIM)’이 일본 규슈 지역으로 방향을 틀며 제주도에 강한 비 소식을 예고했다. 여름철 태풍보다 강력한 가을 태풍의 북상 소식에 조업에 나선 어민들은 시름에 빠졌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탈림은 이날 오전 3시께 일본 오키나와 서북서쪽 약 360㎞ 부근 해상에서 일본 규슈 지역을 향해 북동진하고 있다. 탈림은 현재 중심기압이 945hPa(헥토파스칼)에 달하고 최대풍속도 초속 45m를 넘어서는 매우 강한 중형 태풍으로 성장한 상황이다.

제18호 태풍 ‘탈림’의 예상 진로 [사진=기상청 제공]

태풍은 당초 예상과 달리 규슈 한가운데를 통과해 일본 열도를 그대로 관통할 전망이다. 다만, 오는 16일 오후에는 서귀포 남남동쪽 약 270㎞ 부근 해상을 지나며 제주도와 남해안 지역에 많은 비를 뿌리겠다.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동쪽으로 수축하면서 태풍을 서쪽으로 이동시키는 힘이 약해졌다”며 “그러나 우리나라 부근에 자리 잡은 찬 공기에 가로막혀 계속 북상하지 못하고 일본 열도를 통과할 전망”이라고 예보했다. 태풍이 통과하면서 제주 지역은 오는 17일까지 최대 20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릴 전망이다.

제주 지역에 많은 비를 예고했지만, 이번 가을 태풍은 탈림이 끝이 아니다. 기상청은 올가을에만 9~12개의 태풍이 발생해 1개 정도가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가을철 태풍은 여름철 태풍보다 위력이 강하다. 태풍은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 수증기를 많이 흡수하며 세력을 키우는데, 한반도 주변 해역은 9월께 가장 수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246명의 인명피해를 일으켰던 태풍 ‘루사’와 지난 2003년 4조2000여억원의 피해를 냈던 태풍 ‘매미’도 모두 9월 이후에 발생한 가을 태풍이다. 지난해 사망사고를 일으켰던 태풍 ‘차바’ 역시 10월에 발생한 늦깎이 태풍이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은 해수면 온도가 높을 때 수증기를 많이 빨아들이면서 강력해진다”며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9월께 발생하는 태풍이 상대적으로 위력이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태평양에 오래 머무르며 세력을 키웠던 태풍 ‘노루’도 뜨거운 한반도 남쪽 해역을 통과하며 막판 세력 키웠다. 이번에 많은 비를 몰고 오는 탈림 역시 평년보다 따뜻한 29도 이상의 고수온대를 통과하며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태풍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주도 남쪽 바다는 벌써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해상사고 8404건 중 가을철에 발생한 사고는 2427건에 달해 계절 중 가장 많은 빈도를 보였다. 특히 가을철 태풍이 주요 원인으로 조사됐다. 태풍으로 풍랑특보가 내려진 제주 지역 어민들은 벌써 한림항에 선박을 정박하고 태풍 피해 예방에 나서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가을철 태풍이 부는 경우에는 소형 어선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며 “해양사고 발생우려 해역에는 특수신호 표지를 설치하는 등 예방 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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