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져
단풍 물드는 日사가현서 ‘힐링’ 트래킹
라이프| 2017-09-15 10:34

아침 저녁으로 선선함이 목덜미를 스치는 요즘, 바야흐로 사계절 중 가장 여행을 떠나기 좋은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낀다. 가을여행의 대명사가 된 올레길은 천천히 걷고 사색하는 과정에서 일상의 묵은 스트레스를 날려주며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나라에서 1시간 반 남짓 떨어진 규슈 사가현의 올레 코스는 가을이면 더욱 많은 이들이 찾아드는 명소다. 약 4시간이 소요되는 다케오 코스에서는 장엄하게 펼쳐진 산악의 풍광 속에서 전통의 미를 느낄 수 있다. 이 코스는 다케오온천역에서 시작되어 도심을 가로지르다 대나무숲이 서늘한 시라이와 운동공원과 만나게 된다.

다케오 사람들이 신성시하는 거대한 두 그루의 녹나무가 위용을 드러낸다. 코스의 종착지는 다케오온천으로 1300년 전 험한 돌산기슭에서 뿜어 나온 이 온천은 보습력이 탁월해 미인탕으로도 불린다.

다케오온천의 심볼 로몬 앞 거리에서는 매주 일요일 아침 노점 시장이 열리는데 이 때 로몬버거를 맛볼 수 있다. 신선한 생선을 갈아 빵가루를 묻혀 튀겨낸 햄버거로 신선한 생선살이 일품이다.

시원한 바다 풍경을 즐기고 싶다면 해안올레인 가라쓰 코스를 추천한다. 이 코스에서는 나고야 성터와 400년간 이어져 온 옛길을 중심으로 오랜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다. 호리 히데하루 진영터에는 일본의 전통 가면극인 노(能)무대터가 위치하며 천수대에 서면 이키섬, 대마도, 현해탄 등이 한눈에 들어와 마음속까지 뻥 뚫린다.

코스의 종점인 하도미사키 해수욕장 주차장에는 소라구이 포장마차들이 옹기종기 들어서 있다. 현해탄에서 자란 소라를 즉석에서 구워주며 반건조 오징어와 전복도 맛볼 수 있다.
 
우레시노 코스는 도자기 마을 요시다 사라야에서 시작한다. 정갈한 자태를 뽐내는 일본 가옥들 사이로 도자기 제품을 판매하는 상점과 도자기 조각을 붙여 만든 담벼락, 요시다 도자기의 번영을 기원하며 건립된 다이죠지∙요시우라신사 등이 이어진다.

광활하게 펼쳐지는 녹차밭을 지나 ‘22세기 아시아의 숲’에 이르면 곧게 뻗은 메타쉐콰이어가 장관을 이룬다. 우레시노 강을 따라 걷다 보면 우레시노의 상징인 ‘시볼트유(공중욕탕)’와 족탕시설을 만나게 된다.

우레시노에서는 명물인 온천두부를 놓쳐선 안 된다. 온천의 알칼리성분이 두부의 간수에 작용하여 부드러운 맛을 자아낸다.

올레길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단풍이다. 11월 중순이면 절정에 달하는 단풍 명소로 간자키시의 구넨안을 꼽을 수 있다. 지쿠시 평야를 배경으로 일본 전통 다실 형식의 저택을 둘러싼 아름다운 단풍나무 길을 걷다 보면 이국의 낯선 풍경만큼이나 새로운 나를 마주하게 된다.

한편 사가현은 한국어를 지원하는 24시간 다국어 콜센터를 연중무휴 운영하고 있으며 관광 어플 ‘DOGAN SHITATO’를 통해 사가현 내 관광지, 숙박시설, 먹거리 정보, 환전센터, ATM 위치 등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김예지 기자 / yj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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